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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씨는 프리랜서 프로그램입니다. 나이는 50이 넘었지만 그는 미혼입니다. 딱히 결혼 생각을 하지 않았고 부모님 두분이 일찍 돌아가셔서 결혼하라는 푸시도 없고 또 직업상 수익이 적은 점은 아니지만 불규칙한 수익으로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것은 너무 무책임해보였습니다. 스치는 여자나 만나는 여자들은 다 프로젝트와 관련된 분들이었고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딱히 결혼 생각없이 만나니 친구이상의 발전은 무리였습니다. 그저 여자 사람 친구일뿐 이성적 감정은 전혀 없었습니다. 결국 이제는 50이 넘은 나이에 누구를 만나 결혼을 말하는 것 자체가 민폐인 나이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얼마전 큰 프로젝트를 마치고 한 15일 정도를 쉬고 다음 프로젝트에 투입하기로 하고 맘껏 게으름을 즐기고 있습니다. 같은 동네에 상식씨보다 4살 동생이지만 갔다온 돌싱 노처녀 정민씨가 있습니다. 실력을 인정받은 웹디자이너인 정민씨는 컨셉회의때만 잠시 사무실로 출근 이후 작업은 집에서 합니다. 즉 대부분 집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오늘은 상식씨랑 시간을 보내며 광합성을 즐길 생각입니다. 상식씨는 옆집 꼬맹이 지원과 아주 친합니다. 지금은 펜데믹 상황이라 지원이는 일주일 학교가고 일주일은 집에서 원격 수업 또는 EBS방송 시청을 합니다. 또래들보다 정신적 성숙함을 자신하는 지원에게는 세상 모든게 한심해 보이는 좀 이른 사춘기입니다. 오늘 세사람은 놀이 동산에서 자유를 만끽하기로 했습니다. 상식씨는 미리 지원이 어머니에게 허락을 맞고 뭐 사실 직장을 다니는 지원이 어머니는 지원이와 같이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죠. 상식씨와 정민씨는 여자사람친구이구 정민씨는 첫 결혼 실패 후에는 결혼에 대한 부정론으로 부모님도 주위 사람도 정민씨 앞에서 결혼을 말하는 것이 금기가 된 그런 상태입니다. 4살 나이 차이에도 정민씨는 상식씨에게 반말파입니다. "잘 있었어. 오래만? 지원이도 오랜 만이다." 그런 터울없는 정민씨가 상식씨도 좋습니다. 어른이라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다른 결혼한 사람들은 책임의 굴레에서 헤매지만 상식씨는 누구를 케어하거나 또 누구에게 걱정의 존재가 되는 것 자체도 싫습니다. 혼자 경제활동을 하지만 혼자 쓰기에는 프리랜서의 월급은 오히려 많은 편이 었습니다. 딱히 별 다른 취미가 없는 관계로 돈은 통장에 꼬박꼬박 쌓이고 있습니다. 가끔 지원이와 정민씨와 같이 하는 외출은 그런 상식씨에게는 마음의 평화를 줍니다. 지원과의 만남은 원래 옆집아이라 자주 인사도 하고 지원이 어머니 부탁으로 가끔 케어도 해주고 해서 그렇게 알다가 이 번에 인터넷 수업을 하게 되어 컴퓨터를 봐주게 되었습니다. 컴퓨터는 아주 사용하기도 힘든 수준의 옛날 컴퓨터에 인터넷도 느렸습니다. 지원이 쓰는 방과 상식씨의 방은 가벽이 었습니다. 눈 쓸미 좋은 상식이 벽을 노크하듯 때려 보고는 금방 알았죠. 사실 오스피텔이나 투룸, 쓰리룸 형 빌라들은 옆집과 옆집사이에 석고로 된 가벽이 있습니다. 화재시 비상 대피 역할도 하고 콘트리드로 중앙 기둥을 만들고 방을 만들 때도 그렇게 하는 경우가 많죠. 상식씨는 약간의 쇼핑 중독끼가 있습니다. 왠만한 전기공구는 조금이라도 필요해보이거나 편리해보이면 사용 유무와 상관없이 구매를 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 때 인터넷 광고를 보고 구매한 가벽 뚤는 전동 드릴이 생각났죠. 작은 구멍정도야 나중에 이사갈 때 막으면 깜쪽같이 막을 수 있으니 구멍을 하나 내기로 합니다. 구멍사이로 랜선을 하나 넣고 자신 집 공유기에 연결합니다. 그리고 전번 프로젝트할 때 사서 안쓰고 있는 노트북을 지원이 책상에 설치하고는 아까 연결한 랜선을 노트북에 연결합니다. 지원이에게는 "아저씨 애장품을 선물하는거니 공부 열심히 해야해"라면 함껏 어깨를 올립니다. 학교 홈페이지도 겨우 켜지던 옛날 컴퓨터에 비하면 이건 신세계입니다. 그날 이후 지원이에게 절친 옆집 고릴라 아저씨가 생겼습니다. 상식씨는 누가 봐도 2m가 넘는 거구에 얼굴은 미남형인데 지원이에게 거대 괴수처럼 보였나 봅니다. 사실 지원이와 어머니는 아버지를 피해 몰래 도망나와서 살고 있습니다. 심각한 수준의 가정 폭력으로 인해 어머니는 가정폭력 보호단체의 도움으로 지금의 집을 구하고 힘들게 겨우 겨우 살아 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세사람의 일광욕 타임은 끝나고 해가 늬엇늬엇 해지자 동네에 도착했습니다. 각자 싱글인 상식씨와 정민씨는 집에 가면 혼자 밥을 먹어야 하기에 저녁은 지원이까지 해서 외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고기집에서 삼겹살에 밥을 시키고 어른 들은 시원한 맥주도 한병시켰습니다. 정민씨를 보내고 지원이와 상식이는 손을 잡고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 쯤에 둘은 모르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지원이 아버지가 드디어 지원이와 어머니가 숨어 살던 집을 찾아 낸 것입니다. 대부분의 가정 폭력을 행사하는 남자들은 데이트 폭력범과 비슷합니다. 정신 멀쩡할 때는 내가 잘못 했는니 어쩌니 하면서 싹싹 빌다가 그 분위기가 변하면 돌변합니다. 지원이 아버지도 그런 부류인거죠. 지원이 엄마는 문을 열어 주었고 문제는 그 때 발생했습니다. 또 폭력범으로 돌변을 한겁니다. 가정 폭력범들의 폭력은 폭력을 넘어서 위해에 더 가깝습니다. 일반적인 남자대 남자의 싸움을 하듯 사정없이 주먹을 날리고 발길질이 이어집니다. 대상자가 싹싹 빌어도 이미 소용이 없습니다. 거의 미친 사람으로 돌변해버립니다. 지원네 가족이 사는 투룸식 빌라는 거실도 없고 바로 주방이 붙어 있는 구조라 폭력에 정신이 혼미해진 지원이 엄마의 눈에 들어 온건 싱크대 문 뒤에 있을 식칼걸이 였습니다. 몰래 몸을 뒤로 물려서 드디어 식칼걸이가 있는 싱크대 문까지 도착했습니다. 지원이 아버지가 숨을 고르고 있는 사이를 노려 식칼로 뒤에서 오른쪽 갈비뼈 밑쪽을 찔렀습니다. 지원이 아버지는 허공에 대고 헛손짓을 해보았지만 힘없이 주저 않았습니다. 지원이 어머니는 한번 더 칼을 가슴아래로 깊숙히 찔렀습니다. 그리고 칼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는 힘없이 울기 시작했습니다. 칼을 쓰지 않았다면 분명히 지원이 아버지에게 맞아 죽거나 병원에 실려 갔을 겁니다. 전에도 여러번 기절할 정도로 맞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으니 당연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상식씨가 지원이네 집에 도착했을 때입니다. 문이 열려 있어서 문을 열자 온 사방은 피가 튀어 있었습니다. 재빨리 지원의 눈을 가리고 지원에게는 상식씨 집에 가 있으라고 했습니다. 그 때 지원이 어머니가 극단적은 선택을 하려할 때 상식씨는 겨우 어머니를 말릴 수 있었습니다. 상식씨의 신고로 경찰과 함께 119구급차가 왔습니다. 지원의 아버지는 이미 목숨을 잃은 지 오래였고 지원의 어머니는 현장에서 체포되었습니다. 상식씨는 정민씨에게 전화를 해 지원이를 좀 봐달라고 하고 경찰아저씨에게 물어 지원이 어머니가 체포된 경찰서로 갔습니다. 상식씨는 동생 정직씨에 전화를 걸어 변호사를 소개받았습니다. 곧 바로 사건을 의뢰하고 변호사와 같이 해당 경찰서로 갔습니다. 변호사는 해당 검사에게 자수를 한점과 돌보아야 될 딸이 있다는 점. 주거가 일정하고 도주의 우려가 없음을 이야기 했습니다. 1심 재판은 불구속 상태에서 치러졌지만 감형없는 5년형이 선고되었습니다. 지원이 어머니는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되었습니다. 지원이가 시설로 가게되는 것은 그전에 변호사의 설명으로 잘 알고 있었습니다. 상식씨는 정민씨에게 제안을 하나 했습니다. 계약 결혼이었습니다. 둘은 결혼은 하지만 일체 성생활은 없으며 오로지 지원이를 시설에 보내지 않기 위한 결혼이었습니다. 그리고 지원이 어머니에게는 사정을 말씀드리고 친권포기 각서를 받아서 지원이를 둘의 양녀로 입양했습니다. 둘은 서로 돈을 보태 상식씨의 동생 정직씨가 사는 아파트에 집을 구했습니다. 같은 동이지만 층만 다른 3층과 9층이었습니다. 상식씨는 얼마전 결혼한 정직씨가 아이가 셋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정직씨네 가족에게 지원이를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정직씨네 첫째와 둘째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이고 막내가 지원이와 나이가 같았습니다. 막내의 품에 우리의 냥이는 늘어지게 한숨을 자다가 지원이를 한번 보고는 관심없다는 듯 다시 고개를 숙입니다. 그러다 살짝 눈을 떠 지원이 얼굴을 봅니다. 지원이는 사실 한 인물합니다. 나중에 연예인을 해도 될 정도로 이뻐게 생겼죠. 막내와 지원이는 금방 친해졌죠. 사실 상식씨와 정직씨는 몇십년만의 만남입니다. 같은 하늘 아래 살아도 다시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죠. 상식씨와 정민씨와 지원이는 같은 한집에 싸는 것 외에는 달라진게 없었습니다. 정민씨의 걸음 몇발짝 출근은 여전히 똑같았고 상식씨의 몇달일하고 몇일 쉬고 하는 프로젝트 패턴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원에게는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친척 과 가족이 생겼고 공부를 봐주는 부모님이 생겼고 학교 선생님과 진로상담도 이제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5년이 지났습니다. 지원이 어머니가 형을 맞치고 나오는 날입니다. 상식씨의 제안으로 지원이 어머니도 같은 집에 살게 되었습니다. 그날의 일은 모든 사람에게는 지우고 싶은 고통일겁니다. 하지만 그날 이 후 새로운 가족이 생겼습니다. 이 가족을 설명하는 것은 참 쉽지않습니다. 그러나 어떤 가족보다 끈끈하게 연결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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