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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샘 그리니까 김현수씨는 보람을 처음 본 순간부터 사실은 그녀에게 반했었습니다. 보람의 학력이나 집안 현재 사정따위는 그에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자기가 지금 한여자에게 무슨 짓을 하는 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어쩌면 모든 인간은 서로를 만나면서 서로에게 새로운 인생의 길을 열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삶이 서로 다른 종착역을 향해 갈때 인생의 중요한 만남은 서로의 위치와 현재의 상황에 따라 종착역이 바뀌는 큰 패러다임을 만나게 됩니다. 젊을 수록 그것을 보지 못합니다. 어떤 순간보다 바로 눈앞에 그 사람이 소중하기에 다른 어떤 것도 생각하지 못하는 바보가 되는 거죠. 지금 현수씨가 딱 그렇습니다. 현수씨는 사업을 하시던 아버지가 젊은 나이에 갑자기 돌아가시게 되어 홀어머니와 둘이써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어머니가 꿈꾸는 자식의 아내의 모습을 감히 상상도 못했습니다. 또한 아버지가 없는 환경에서 이제껏 한번도 어머니말을 어기지 않은 아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상상도 못했습니다. 어쩌면 그날의 그 저녁식사가 그 둘을 완전히 다른 삶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을 그들이 알 수 있는 나이가 아니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그 둘의 비밀 사내 연애가 시작되었고 보람은 왜 이제것 인턴샘의 얼굴이 자신을 향해 눈부신 빛을 내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어쩌면 그녀에게 그 환한 빛은 너무나 지나친 사치고 너무나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의 아버지에 대한 존경이 젊은 시절의 아버지와 현재의 아버지를 오버랩하여 현수씨에게 투영되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드디어 2년간의 교재끝에 현수샘은 어머니에게 보람샘을 소개하려 합니다. 보람은 사실 어디를 가도 인물이 빠지지 않습니다. 남 다른 꼼꼼한 성격에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병원의 보석이 었습니다. 그런 보람에게 비밀 연애란 자신들만 모르는 비밀연애인거죠. 두 빛나는 불빛을 못 알아 볼 사람이 어딨을까요? 첫 만남이 있고 현수씨의 어머니는 꽃처럼 예쁜 보람에게 첫 눈에 반해버립니다. 사실 그녀의 욕심이 없었다면 두 사람에게 고난과 시련은 없었을 것입니다. 보람의 직업이 병원의 임상 기사라는 것을 들은 그 순간부터 그녀의 욕심은 아름다운 불빛이자 순결한 꽃인 최고의 신부감을 볼 수 없게 눈을 가려 버렸습니다. 고민이 의심을 만들고 의심이 확신을 만들기까지는 얼마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무엇을 바란 것일까요? 그녀의 반대에 현수씨는 공중보건의를 지원하여고 그녀 곁을 떠납니다. 그 때쯤 보람에게는 예쁜 아기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배가 불러오자 보람은 핑계를 대고 병원에 사직서를 냅니다. 하지만 병리과 과장님은 휴직처리를 하고 일년 후에는 병원으로 꼭 돌아오라 말합니다. 아버지에게는 이제것 있었던 사실을 이야기 합니다. 보람이 아이를 놓을 때는 아버지가 보람의 곁을 지켰습니다. 정말 너무도 예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아버지에게 손자는 그 어떤 보석보다 아름다운 보석입니다. 딸이 미혼모라는 것은 아버지에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일을 몇달을 쉬면서 아기를 봐주셨고 두 동생도 아기를 봐 주었습니다. 오랜만에 보람네 집에 경사가 났습니다. 아버지는 누구에게도 쉬 아이를 보여 주지 않았습니다. 담배가 아이에게 해롭다며 그 오랜 세월을 보낸 담배도 아이가 태어나기도 전에 끊었습니다. 벌써 휴직기간이 끝나고 보람이 병원에 돌아간 후에도 두 동생과 아버지는 서로 돌아가며 아이를 돌보았습니다. 그러나 보람네의 행복은 늘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일하시던 공사장에 사고가 있었습니다. 보람형제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아버지는 돌아가셨습니다. 아버지의 장례를 마치고 병원에 갔을 때는 누구나 잘생긴 아기에 관심이 갔습니다. 모두들 궁금해했지만 과장님 외에는 아무도 진실을 몰랐습니다. 과장님도 보람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가 아니라 생각만 했습니다. 과장님은 입이 무거우신 분이라 다른 사람에게 함부러 말할 분이 아니었습니다. 현수씨는 그쯤 공중보건의를 마치고 서울의 병원 레지던트 4년차 자리로 옮겼습니다. 어머니에게는 아무것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마치 어머니와 연을 끊을 기세지만 어떻게 보면 현수씨는 책임감없어 보입니다. 그렇게 소중한 보람도 한순간에 같이 버린셈이니 말입니다. 현수씨의 어머니는 애가 탑니다. 어쩔 수 없이 보람을 찾아 왔습니다. 그 때 병원에서 보람에게 네 다섯쌀 정도의 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람의 장례식장에 왔던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일 겁니다. 현수씨 어머니는 현수씨의 소식을 물었지만 이 병원에서는 아무도 알지 못했고 보람 또한 마찬가지였죠. 보람은 현수씨를 잊은지 오래라고 말합니다. 이 때 현수씨의 어머니는 보람의 아이에 대하여 물었습니다. 보람은 당돌하게 현수씨의 아이가 맞다는 이야기와 현수씨와는 결혼도 하지 않은 사이이므로 현수씨에게 아무런 친권이 없으며 그것은 현수씨 어머니에게도 맞찬가지라는 것을 분명히 했습니다. 현수씨 어머니에게 갑자기 닭 쫓던 개가 된 기분이고 정신이 멍했습니다. 5년전 그녀의 욕심이 어떤 결과를 만든지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떠나간 버스 같네요. 집으로 가는 길에 한줄기 눈물이 흘렀지만 왜인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홀로 남겨진 집에서 몇일을 혼자 알아 누었습니다. 마치 사랑의 열병 같았습니다. 모든게 자업자득입니다. 보람씨는 아이를 끼우기 위해서는 병원에 계속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보험사의 계약직 병리기사 자리를 알아 보았습니다. 소속은 대형병원이지만 보험사에서 종신보험이나 건강보험 의례가 들어오면 보험가입자의 건강검진을 대신하는 그런 자리입니다. 수입이 꽤 솔솔하고 시간이 잘 보장되어 아이를 케어 하기는 좋았습니다. 그 때쯤 정직씨도 서울의 선배님 회사에 가게 되어 이젠 아이를 보는게 보통 힘들지 않습니다. 이 참에 상식과 함께 서울로 옮기기로 했습니다. 상식은 이제 겨우 신입 꼬리를 땐 프리랜서 프로그래머입니다. 아무래도 서울로 가는 것이 유리했습니다. 누나 집과는 가깝지만 따로 살고 싶었습니다. 보람은 그런 동생을 이해해주었습니다. 상식에 집을 구하는데 보땜도 주었습니다. 하루는 서울의 대형병원에 의사선생님들이 대거 보험 가입을 하셨나 봅니다. 병원의 직원들이 전원 출동입니다. 병원에 건강검진이라니 참 우스운 이야기지만 모두들 정신이 없습니다. 일을 겨우 마친 보람앞에 거대한 그림자 하나가 서 있습니다. 너무나 오래 잊고 있던 얼굴이었습니다. 다시 만나면 절대로 아는체도 안하고 쌀쌀맞게 하겠다는 다짐은 어디론가 사리지고 눈에는 눈물이 흘렀습니다.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소리를 내지는 않았지만 눈물은 계속해서 흐러고 있었습니다. 현수씨였습니다. 화락 안는 현수씨를 뿌리치고 외쳤습니다. "당신 얼마나 무책임한 사람인지 알아" 보람의 말에 그녀의 앞에 무릎꿇고 앉아 우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우는 사람에게서 그때의 빛이 보입니다. 그때의 보람은 이제 없습니다. 그런데도 그 빛의 무게를 이겨낼 수 없습니다. 그 빛은 계속 빛났고 보람도 그 빛을 껴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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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람은 세 남매의 맏이로 어린 두 동생보다 아버지의 많은 것을 알고 있습니다. 두 동생의 눈에는 그저 아버지는 한심한 사람에 어머니를 죽음으로 내몬 사람으로만 기억할지도 모릅니다. 보람이 어렸을때는 보람의 집은 어느 정도 남 부럽지 않는 집이었습니다. 어머니가 아프신걸 안건 보람이 중학교에 들어 갈때 쯤입니다. 그 당시는 B형 간염 검사나 예방 주사를 맞는 것은 흔하지 않았습니다. 보람도 중학생이 되어서 B형 간염 검사를 했습니다. 검사결과 벌써 항원과 항체가 있었죠. 그건 이미 B형 간염에 걸려서 자연스럽게 치료가 되었다는 거죠. 그 당시는 B형간염에 대하여 무지에 가까운 수준이 었죠. 80년대가 되고 B형간염 백신이 보급되기 전에는 B형 간염은 간암의 원인 중 단연 1위였습니다. 보람이 중학교때 갑자기 어머니가 쓰러졌습니다. 병원에서는 B형간염에 의한 간경변이 진행하고 있으니 집에서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당시는 아버지가 하시는 사업이 잘 되어서 어머니는 치료를 잘 받고 하셔서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수준이 었습니다. 어머니는 몸이 괜찮아지는 것 같아 치료를 중단했습니다. 보람이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를 올라갈 때 쯤 아버지 사업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아버지는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시던 공장을 파시고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시러 이리 저리로 다니셨습니다. 그러기도 한 두달 쯤 아버지는 술을 드시기 시작하셨습니다. 보람에게 늘 다정하시던 아버지는 이젠 술에 빠져 늘 술만 먹는 그런 분이 되셨습니다. 가끔 어머니와도 다툼이 있으셨는데 외삼촌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어른들의 일이라 자세히는 모르지만 외삼촌 사업이 힘들어 지면서 아버지에게도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술이 점점 늘던 아버지는 이제는 집에 오셔서 인사불성일 때가 많아 졌습니다. 아버지가 돈을 벌어 오시지 않자 어머니는 시장에서 이것 저것 식재료를 파시면서 돈을 벌어서 보람의 세 남매를 공부도 시키고 생활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아버지는 몇일식 먼 곳에 나가서 일을 하셨습니다. 집을 짓는 곳이나 공사장에서 막노동 인부로 일을 하시는 듯 합니다. 그 때 쯤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버스를 타고 시장에서 팔 물건을 떼러 가시다가 버스가 급하게 출발하는 바람에 길바닥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때마침 뒤 따라 오던 차에 치여서 크게 다치셨습니다.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문제는 다른곳에서 생겼습니다. 어머니의 간 수치가 너무 높아서 응급 수술로 겨우 출혈만 막고서 수술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이미 어머니의 간은 간경화 상태였습니다. 의사 선생님의 설명으로는 이번 사고가 아니었어도 간경화로 돌아가신다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고 하시며 일단 병원에 입원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아버지는 다른 곳에 일을 나가셔서 없었습니다. 당시는 휴대 전화도 없고 일반 전화가 겨우 보급되기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일을 가시는 곳이 어딘지 알기에는 보람은 너무 어린 나이였습니다. 이미 어머니의 몸은 제기능을 하는 곳이 거의 없었습니다. 한 쪽 폐에 복수가 차서 등으로 굵은 주사기를 곱고 물을 빼내야 했습니다. 보람이 할 수 있는 일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저 하염없이 흐러는 눈물을 속으로 삮혔습니다. 별써 몇일째 학교도 가지 않고 혼자서 어머니곁을 지켜야 했습니다. 밖으로 빠져 나오려는 울음소리를 감추고 하염없이 눈물을 삼켰습니다. 어머니는 아직 정신이 돌아 오지 않았습니다.

배와 모든 장기로 물이 차기 시작해서 계속 이뇨제를 맞으며 몰핀 주사로 겨우 겨우 생을 버티고 있었습니다. 보람에게나 어머니에게나 삶은 죽음보다 더 큰 고통이었습니다. 그렇게 어머니는 생명의 끈을 놓아 버렸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바로 장례식장으로 옮겨졌고 어머니는 차가운 시체실로 옮겨졌습니다. 동생들이 다니는 학교로 연락을 해서 동생들을 장례식장으로 오게 했습니다. 그리고 주위어른들과 어머니가 다니시던 교회에 연락을 했습니다. 교회를 같이 가시던 아주머니 몇분이 오셔서 일을 처리 해주시고 장례식에 오신 손님을 맞을 준비도 했습니다. 어머니 영정 사진이 없어서 집에 있는 어머니 사진을 뒤지고 뒤져서 겨우 사진관에서 영정 사진을 만들었습니다. 아버지 친구분들이 멀리 일하러 갔다가 술에 취한 아버지를 겨우 찾아서 업어 오셨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버지는 정말 무능한 분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보람은 어느 정도는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새벽이 되어서야 아버지가 갈증에 일어나셨고 아버지옆을 지켜 주시던 고향 친구분에게 아버지가 여쭈었습니다. "야 형식아 여기가 어디냐?" 그 아저씨는 아무런 대답도 없었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시던 아버지는 그래도 여기가 장례식장인것은 눈치챘습니다. 다시 친구에게 "여기가 누구 장례식장이고?" 그 때 그 고향 친구분이 아버지의 뺨을 힘껏 때렸습니다. 술에 취해 계셨던 아버지는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 고향 친구분은 아버지의 죽마고우로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었기에 뭔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아버지는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너무 늦게 어머니의 죽음을 아셨습니다. 장례식이 모두 끝나고 삼오제도 끝나갈 점에 아버지는 술을 끊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술을 절대 입에 대지는 않았습니다. 아버지는 일을 나가셔서 한달에 한번 정도 돌아오시고 꼬박꼬박 그 동안 번돈을 보람에게 맞겼습니다. 보람은 갑자기 소녀 가장이 되버렸습니다. 고3이 된 보람은 4년제 간호학과에 지원했지만 합격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2년제 임상병리과를 지원했습니다. 임상병리과는 학교 공부보다 매년 치러지는 임상병리사 자격 시험이 더 중요했습니다. 소녀 가장에게 공부란 쉬운일이 아니었습니다. 겨우 턱걸이로 시험에 붙을 수 있었습니다. 동생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 지는 신경 쓸 수가 없었습니다. 이제 보람은 어른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행스럽게 보람은 당시 꽤 큰 병원에 임상병리사로 들어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몇일 동안 선배분들이 하는 것을 보면서 저녁에는 남아서 추가 교육도 받았습니다. 보람이 처음 한일은 번호표를 가지고 오시는 분의 이름을 확인하고 피를 뽑아서 작은 실험관에 넣고 원심 분리기에 이름표를 붙여서 올려 놓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아프실때 병원에서 자주 보는 관경이라 별로 이상하지도 않습니다. 피 뽑는 일이 어느 정도 익숙해질 쯤 보람은 새벽 6시에 병실을 돌면서 채혈 검사가 있는 환자분들의 채혈을 하고 실험관에 이름표를 붙이고 모아 오는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채혈 창구에는 또 다른 후배가 배정 되었지만 보람이 창구업무에서 완전히 배제 된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지금 병실을 도는게 훨씬 편합니다. 그러자 병원과 병원에 있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월급날입니다. 그것도 밝은 대낫에 퇴근하는 월급날입니다. 매일 잠든 동생을 보다가 낮에 동생들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반찬도 사고 고기도 조금 샀습니다. 동생들이 좋아할 반찬도 하고 벌써 대학생이 된 상식이는 집에서 학교 과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집안 형편때문에 대학교를 포기하려던 상식을 겨우 말려서 대학교를 보냈습니다. 아버지가 벌어 오는 돈과 보람의 월급을 합하면 정직은 어렵지 않게 대학교를 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정직은 그래도 학교에서 공부를 곧 잘하는 편이었습니다. 보람네 병리과에서는 직장을 병원이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곳에서나 집에서는 항상 회사라고 합니다. 일종의 암묵적인 룰입니다. 병리과 전문의 선생님들은 'OO선생'으로 좀 오래된 병리과 선배님은 대리님으로 신입딱지를 땐 직원은 주임으로 신입 직원은 그냥 이름으로 불립니다. 신입들은 누구나에게 이름뒤에 샘을 붙입니다. 과장님들은 무조건 과장님으로 불리웁니다. 다른 과 분들은 병원에서는 보람을 부럴때는 '보람샘'으로 불립니다. "보람샘" 뒤에서 보람을 부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돌아 보니 얼마전 소화기내과에 새로 오신 인턴 선생님이었습니다. 과장 선생님의 오더가 내리면 병리과로 검사의뢰를 하시는 분입니다. 뭐 다른 잡일도 다하시지만 그래도 병리과와 인연이 있는 분이라는 뜻입니다. 이 인턴선생과는 어쩌다 보니 자주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보람이 당직일 경우나 새벽 채혈이 있는 경우 항상 있기에 새벽근무가 끝나면 김밥에 떡볶이도 같이 먹고 야간에 근무할 때 자판기 커피도 같이 하고 힘든 인턴생활의 넋두리도 보람이 들어 주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얼굴이 밝아 보입니다. 그냥 얼굴색이 하얗게 보이는게 아니라 정말 빛이 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보람은 자기도 모르게 멍하게 그 선생의 얼굴을 빤히 보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자기가 휴가를 받아서 하루 동안 맘껏 쉴 수 있다면 자기랑 같이 영화를 보자고 합니다. 보람도 새벽근무를 한 이후라 조금 있으면 퇴근입니다. 두 사람은 그 때쯤 유명한 영화표를 예매하고 근처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습니다. 두 사람은 어느듯 비슷한 처지에 친구가 된것 같습니다. 둘다 부르는 호칭만 'OO샘'이지 반말파입니다. 나이는 인턴샘이 나이가 훨씬 많지만 병원짬은 보람이 훨씬 많습니다. 의사고시를 합격하고 얼마전에 병원에 와서 아직은 모든게 서툴은 사람입니다. 살짝궁 모성애도 자극하는 타입이라 마치 보람이 누나같을 때도 많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오자 벌써 주위가 어뚝합니다. 저녁을 미리 예약 해두었다며 같이 가자고 합니다. 오늘따라 인턴샘이 좀 과한 것 같습니다. 보람은 오늘따라 달라 보이는 인턴샘을 말없이 따라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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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이름의 오빠  (2) 2022.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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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씨는 프리랜서 프로그램입니다. 나이는 50이 넘었지만 그는 미혼입니다. 딱히 결혼 생각을 하지 않았고 부모님 두분이 일찍 돌아가셔서 결혼하라는 푸시도 없고 또 직업상 수익이 적은 점은 아니지만 불규칙한 수익으로 누군가를 책임진다는 것은 너무 무책임해보였습니다. 스치는 여자나 만나는 여자들은 다 프로젝트와 관련된 분들이었고 여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딱히 결혼 생각없이 만나니 친구이상의 발전은 무리였습니다. 그저 여자 사람 친구일뿐 이성적 감정은 전혀 없었습니다. 결국 이제는 50이 넘은 나이에 누구를 만나 결혼을 말하는 것 자체가 민폐인 나이가 되었습니다. 지금은 얼마전 큰 프로젝트를 마치고 한 15일 정도를 쉬고 다음 프로젝트에 투입하기로 하고 맘껏 게으름을 즐기고 있습니다. 같은 동네에 상식씨보다 4살 동생이지만 갔다온 돌싱 노처녀 정민씨가 있습니다. 실력을 인정받은 웹디자이너인 정민씨는 컨셉회의때만 잠시 사무실로 출근 이후 작업은 집에서 합니다. 즉 대부분 집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오늘은 상식씨랑 시간을 보내며 광합성을 즐길 생각입니다. 상식씨는 옆집 꼬맹이 지원과 아주 친합니다. 지금은 펜데믹 상황이라 지원이는 일주일 학교가고 일주일은 집에서 원격 수업 또는 EBS방송 시청을 합니다. 또래들보다 정신적 성숙함을 자신하는 지원에게는 세상 모든게 한심해 보이는 좀 이른 사춘기입니다. 오늘 세사람은 놀이 동산에서 자유를 만끽하기로 했습니다. 상식씨는 미리 지원이 어머니에게 허락을 맞고 뭐 사실 직장을 다니는 지원이 어머니는 지원이와 같이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죠. 상식씨와 정민씨는 여자사람친구이구 정민씨는 첫 결혼 실패 후에는 결혼에 대한 부정론으로 부모님도 주위 사람도 정민씨 앞에서 결혼을 말하는 것이 금기가 된 그런 상태입니다. 4살 나이 차이에도 정민씨는 상식씨에게 반말파입니다. "잘 있었어. 오래만? 지원이도 오랜 만이다." 그런 터울없는 정민씨가 상식씨도 좋습니다. 어른이라는 것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다른 결혼한 사람들은 책임의 굴레에서 헤매지만 상식씨는 누구를 케어하거나 또 누구에게 걱정의 존재가 되는 것 자체도 싫습니다. 혼자 경제활동을 하지만 혼자 쓰기에는 프리랜서의 월급은 오히려 많은 편이 었습니다. 딱히 별 다른 취미가 없는 관계로 돈은 통장에 꼬박꼬박 쌓이고 있습니다. 가끔 지원이와 정민씨와 같이 하는 외출은 그런 상식씨에게는 마음의 평화를 줍니다. 지원과의 만남은 원래 옆집아이라 자주 인사도 하고 지원이 어머니 부탁으로 가끔 케어도 해주고 해서 그렇게 알다가 이 번에 인터넷 수업을 하게 되어 컴퓨터를 봐주게 되었습니다. 컴퓨터는 아주 사용하기도 힘든 수준의 옛날 컴퓨터에 인터넷도 느렸습니다. 지원이 쓰는 방과 상식씨의 방은 가벽이 었습니다. 눈 쓸미 좋은 상식이 벽을 노크하듯 때려 보고는 금방 알았죠. 사실 오스피텔이나 투룸, 쓰리룸 형 빌라들은 옆집과 옆집사이에 석고로 된 가벽이 있습니다. 화재시 비상 대피 역할도 하고 콘트리드로 중앙 기둥을 만들고 방을 만들 때도 그렇게 하는 경우가 많죠. 상식씨는 약간의 쇼핑 중독끼가 있습니다. 왠만한 전기공구는 조금이라도 필요해보이거나 편리해보이면 사용 유무와 상관없이 구매를 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 때 인터넷 광고를 보고 구매한 가벽 뚤는 전동 드릴이 생각났죠. 작은 구멍정도야 나중에 이사갈 때 막으면 깜쪽같이 막을 수 있으니 구멍을 하나 내기로 합니다. 구멍사이로 랜선을 하나 넣고 자신 집 공유기에 연결합니다. 그리고 전번 프로젝트할 때 사서 안쓰고 있는 노트북을 지원이 책상에 설치하고는 아까 연결한 랜선을 노트북에 연결합니다. 지원이에게는 "아저씨 애장품을 선물하는거니 공부 열심히 해야해"라면 함껏 어깨를 올립니다. 학교 홈페이지도 겨우 켜지던 옛날 컴퓨터에 비하면 이건 신세계입니다. 그날 이후 지원이에게 절친 옆집 고릴라 아저씨가 생겼습니다. 상식씨는 누가 봐도 2m가 넘는 거구에 얼굴은 미남형인데 지원이에게 거대 괴수처럼 보였나 봅니다. 사실 지원이와 어머니는 아버지를 피해 몰래 도망나와서 살고 있습니다. 심각한 수준의 가정 폭력으로 인해 어머니는 가정폭력 보호단체의 도움으로 지금의 집을 구하고 힘들게 겨우 겨우 살아 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세사람의 일광욕 타임은 끝나고 해가 늬엇늬엇 해지자 동네에 도착했습니다. 각자 싱글인 상식씨와 정민씨는 집에 가면 혼자 밥을 먹어야 하기에 저녁은 지원이까지 해서 외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고기집에서 삼겹살에 밥을 시키고 어른 들은 시원한 맥주도 한병시켰습니다. 정민씨를 보내고 지원이와 상식이는 손을 잡고 집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그 쯤에 둘은 모르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지원이 아버지가 드디어 지원이와 어머니가 숨어 살던 집을 찾아 낸 것입니다. 대부분의 가정 폭력을 행사하는 남자들은 데이트 폭력범과 비슷합니다. 정신 멀쩡할 때는 내가 잘못 했는니 어쩌니 하면서 싹싹 빌다가 그 분위기가 변하면 돌변합니다. 지원이 아버지도 그런 부류인거죠. 지원이 엄마는 문을 열어 주었고 문제는 그 때 발생했습니다. 또 폭력범으로 돌변을 한겁니다. 가정 폭력범들의 폭력은 폭력을 넘어서 위해에 더 가깝습니다. 일반적인 남자대 남자의 싸움을 하듯 사정없이 주먹을 날리고 발길질이 이어집니다. 대상자가 싹싹 빌어도 이미 소용이 없습니다. 거의 미친 사람으로 돌변해버립니다. 지원네 가족이 사는 투룸식 빌라는 거실도 없고 바로 주방이 붙어 있는 구조라 폭력에 정신이 혼미해진 지원이 엄마의 눈에 들어 온건 싱크대 문 뒤에 있을 식칼걸이 였습니다. 몰래 몸을 뒤로 물려서 드디어 식칼걸이가 있는 싱크대 문까지 도착했습니다. 지원이 아버지가 숨을 고르고 있는 사이를 노려 식칼로 뒤에서 오른쪽 갈비뼈 밑쪽을 찔렀습니다. 지원이 아버지는 허공에 대고 헛손짓을 해보았지만 힘없이 주저 않았습니다. 지원이 어머니는 한번 더 칼을 가슴아래로 깊숙히 찔렀습니다. 그리고 칼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는 힘없이 울기 시작했습니다. 칼을 쓰지 않았다면 분명히 지원이 아버지에게 맞아 죽거나 병원에 실려 갔을 겁니다. 전에도 여러번 기절할 정도로 맞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으니 당연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때 상식씨가 지원이네 집에 도착했을 때입니다. 문이 열려 있어서 문을 열자 온 사방은 피가 튀어 있었습니다. 재빨리 지원의 눈을 가리고 지원에게는 상식씨 집에 가 있으라고 했습니다. 그 때 지원이 어머니가 극단적은 선택을 하려할 때 상식씨는 겨우 어머니를 말릴 수 있었습니다. 상식씨의 신고로 경찰과 함께 119구급차가 왔습니다. 지원의 아버지는 이미 목숨을 잃은 지 오래였고 지원의 어머니는 현장에서 체포되었습니다. 상식씨는 정민씨에게 전화를 해 지원이를 좀 봐달라고 하고 경찰아저씨에게 물어 지원이 어머니가 체포된 경찰서로 갔습니다. 상식씨는 동생 정직씨에 전화를 걸어 변호사를 소개받았습니다. 곧 바로 사건을 의뢰하고 변호사와 같이 해당 경찰서로 갔습니다. 변호사는 해당 검사에게 자수를 한점과 돌보아야 될 딸이 있다는 점. 주거가 일정하고 도주의 우려가 없음을 이야기 했습니다. 1심 재판은 불구속 상태에서 치러졌지만 감형없는 5년형이 선고되었습니다. 지원이 어머니는 상고하지 않아 형이 확정되었습니다. 지원이가 시설로 가게되는 것은 그전에 변호사의 설명으로 잘 알고 있었습니다. 상식씨는 정민씨에게 제안을 하나 했습니다. 계약 결혼이었습니다. 둘은 결혼은 하지만 일체 성생활은 없으며 오로지 지원이를 시설에 보내지 않기 위한 결혼이었습니다. 그리고 지원이 어머니에게는 사정을 말씀드리고 친권포기 각서를 받아서 지원이를 둘의 양녀로 입양했습니다. 둘은 서로 돈을 보태 상식씨의 동생 정직씨가 사는 아파트에 집을 구했습니다. 같은 동이지만 층만 다른 3층과 9층이었습니다. 상식씨는 얼마전 결혼한 정직씨가 아이가 셋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정직씨네 가족에게 지원이를 소개하기로 했습니다. 정직씨네 첫째와 둘째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이고 막내가 지원이와 나이가 같았습니다. 막내의 품에 우리의 냥이는 늘어지게 한숨을 자다가 지원이를 한번 보고는 관심없다는 듯 다시 고개를 숙입니다. 그러다 살짝 눈을 떠 지원이 얼굴을 봅니다. 지원이는 사실 한 인물합니다. 나중에 연예인을 해도 될 정도로 이뻐게 생겼죠. 막내와 지원이는 금방 친해졌죠. 사실 상식씨와 정직씨는 몇십년만의 만남입니다. 같은 하늘 아래 살아도 다시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지 않았죠. 상식씨와 정민씨와 지원이는 같은 한집에 싸는 것 외에는 달라진게 없었습니다. 정민씨의 걸음 몇발짝 출근은 여전히 똑같았고 상식씨의 몇달일하고 몇일 쉬고 하는 프로젝트 패턴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원에게는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친척 과 가족이 생겼고 공부를 봐주는 부모님이 생겼고 학교 선생님과 진로상담도 이제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5년이 지났습니다. 지원이 어머니가 형을 맞치고 나오는 날입니다. 상식씨의 제안으로 지원이 어머니도 같은 집에 살게 되었습니다. 그날의 일은 모든 사람에게는 지우고 싶은 고통일겁니다. 하지만 그날 이 후 새로운 가족이 생겼습니다. 이 가족을 설명하는 것은 참 쉽지않습니다. 그러나 어떤 가족보다 끈끈하게 연결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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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익은 밥에 재뿌리기'는 우리나라 5G를 빗대기 가장 좋은 말이 아닐까요? 아무런 쓸모 없는 전세계 최초 서비스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되지도 않는 서비스를 오픈 후 고객들에게 기존 4G인 LTE모델보다 10배이상 빠른 속도를 지원한다는 과장 광고에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게 하면서도 서비스품질은 최악을 보여 주었습니다. 마침내 주무부서인 방통위에서는 저속밴드FR1에 투자하고 고속밴드인 FR2에는 투자를 하지않은 통신3사에 주파수 할당 취소와 과징금을 물린다는 발표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게 진짜 문제일까요? 사실 5G핸드폰이 접속하는 네트워크는 4G,5G FR1,5G FR2, 5G를 사용하는 고속WIFI, WIFI등 여러개의 망을 사용합니다 그러다 보니 골고루 설치되어 있지 않은 5G네트워크로 인해서 잦은 핸드OFF(망이 바뀌는 순간 데이트의 동기를 맞추기 위해 일순간 접속이 끊어지는 현상)이 계속 발생하게 되는거죠. 그러다 보니 5G통화품질이나 네트워크품질 불만을 표하는 고객에게 4G요금제로 변경해주거나(이것도 강력한 항의를 표하는 고객들에게는 해줍니다. 비공식적으로 거의 다 해줍니다. 다만 강력한 의사표기가 없는 사람이 대부분일뿐입니다.) 환경설정 메뉴에 4G망으로만 접속기능을 사용할 것을 가이드하고 있습니다. 요금제는 5G무제한 요금제지만 실제로는 기능 좋은 4G폰을 사용하는 사람이 대다수라는 사실입니다. 위의 방법을 사용하게 되면 안정적인 LTE망에만 접속하므로 핸드오프는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5G를 사용할 경우는 계속 네트워크가 계속해서 변경되기 때문에 한강을 지나는 2호선 당산철교 구간 또는 지하와 지상이 바뀌는 모든 전철 구간에서 네트워크 단락이 발생합니다. LTE는 전혀 발생하지 않는 일이 상위 레벨인 5G에서 발생하는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스마트폰이 처음 나올때는 방법이 없었지만 하드웨어와 네트워크를 조금 변경하면 해결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리눅스나 유닉스 계열 시스템을 설치하고 운영하는 시스템 엔지니어에게는 이미 늘리 퍼져 있는 본딩이라는 기술이 있습니다. 본딩이란 여러 네트워크 카드를 하나로 보이는 일종의 가상네트워크를 만든 다음 하위레이어에서만 네트워크 단락이 발생하고 상위레이어에서는 끊김없이 넓은 네트워크 대역을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현재 5G는 5G FR1에 접속하고 있다가 FR2가 가능하면 FR2로 접속했다가 네트워크 품질이 나빠지면 LTE망으로 접속하면서 계속 연결을 유지합니다. 그때 마다 하드웨어인 모뎀이 계속 바뀌게 됩니다. 심지어 통신사 공개 WIFI망에 들어가면 이번엔 WIFI망에 접속합니다. 아직도 요금제에 묶인 네트워크 정책을 유지하느라 가장 요금이 적게 나오는 방법을 찾아 네트워크가 바쁘게 움직입니다. LTE만 사용하게 설정한 고객이 있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5G는 LTE보다 훨씬 떨어지는 네트워크 품질을 만들 수 밖에 없는 구조인거죠? 스마트폰의 5G마크(우측 상단에 있는)는 계속 나타났다 사라지고를 반복합니다. 사실 한곳에 가만히 있어도 네트워크 품질은 좋지 않습니다. 그것은 한 기지국에 최대 인원이 모인 경우 발생합니다. 딱 떠인 공간에서 조차 통신이 먹통이 될 때가 자주 발생합니다. 4G네트워크는 일본땅 대마도에서 통신이 되어서 감동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예전에 바다낚시를 간적이 있는데 서해바다 한가운데서 끊김없이 서비스가 되는 LTE서비스에 놀란 적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4G요금제를 사용하면서 소비자 불만을 제기한 분들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 5G는 서비스 기초 개념 설계마저 의심이 들게하는 품질입니다. 5G FR1과 FR2를 왔다 갔다 하는 수준이라면 고속밴드가 안된다는 사실조차 고객들은 모른체 살지 않았을까요? 5G FR1서비스 마저 서비스가 제대로 않되기에 고객들이 이 사기 행각을 발견할 수 있었지 않을까요. 사실 예전에 LTE초기에도 4G와 3G를 왔다 갔다 하는 네트워크 구성을 사용했었습니다. 하지만 5G는 애초에 두개의 밴드를 가지고 5G FR1만으로도 기존 LTE의 6배의 속도를 내므로 5G FR1만이라도 제대로 서비스가 됬다면 이런 문제가 되었을까요?그리고 5G가 안된다고 4G까지 내려가는 건 좀 너무 하지 않나요? 그기다가 WIFI망까지 내려 가게 되면 이걸 서비스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기존의 방법을 답습하면 결국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고 언젠가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싸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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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며칠 째였는지 모르겠습니다. 기현 씨가 하루를 벗어나지 못하고 시간에 갇혀 버린 게... 기현 씨는 무엇을 잘못한 걸까요? 그는 지금 시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랑의 블랙홀' 같은 영화는 자고 일어나면 다시 하루가 반복되지만 기현 씨의 하루의 반복은 그렇지 않습니다. 시간이 되면 암흑물질에 빠져 숨도 쉬지 못하고 정신을 잃어버리고 한참 후 다시 깨면 그 자리입니다. 며칠을 헤매다 자신이 시간에 갇힌 것이 딸의 죽음을 막지 못한것이 원인인 것을 알았습니다. 아니면 딸아이를 죽음으로 내 몬 범인들을 잡지 못한 게 이유일지도 모르겠네요. 시간에 갇힌 어느 하루 딸아이의 동선을 따라 움직였고 아참 기현 씨의 시간 루프는 기현 씨가 마치 유령 같은 존재라는 것을 미리 말씀드리지 않았네요. 암튼 딸은 지금 중3입니다. 그날은 수업을 일찍 맞히고 집에 있다가 전화를 받고 외출을 합니다. 전화를 건 아이는 기현 씨도 잘 아는 유치원 때부터 기현씨 애를 아는 남자애였습니다.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와 음료를 마시고 그 애와 어디론가 갑니다. 기현 씨 집은 새 아파트가 즐비한 곳이긴 하지만 반대편 동네는 전형적인 시골 동네입니다. 넓은 들판으로 아직은 고개를 숙이지 않은 벼들이 빼곡히 자라고 있습니다. 왜 이런 곳으로 기현 씨 딸을 데려가는지 또 왜 딸은 아무 의심 없이 따라 가는지 기현 씨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도착한 곳에는 한 명은 고2 정도로 보이고 또 다른 한 명은 같은 또래로 보이는 애가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딸이 아무렇지 않게 큰 남자아이에게서 담배를 받아서 무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아이에 대해서 자세히 몰랐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지만 사건이 일어난 것은 그다음이었습니다. 큰 남자애가 몽둥이로 갑자기 기현 씨 딸을 공격합니다. 처음 그곳을 같이 간 아이는 공포에 질려 도망가고 다른 또래 아이는 낄낄대고 웃습니다. 이 것이 신이 내리는 벌이라면 가장 최악의 벌 일 겁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몸으로 딸이 나쁜 놈들에게 윤간을 당하고 있지만 아무런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암흑에 갇히고 의식이 사라졌습니다. 그러고도 며칠을 계속 그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눈물이 계속해서 흘렀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이 이상한 현상이 끝나면 반듯이 놈을 죽여 버리겠다고 다짐에 다짐을 합니다. 그렇지만 계속 의문이 드는 것은 왜 딸이 아무 의심 없이 그 애들을 따라가고 도대체 그 애들은 누구인가 하는 것입니다. 하루는 공포에 질려 도망가는 딸아이의 어릴 적 친구 녀석을 따라갔습니다. 이 상황을 바꿀 수 없다면 다른 단서나 증거를 찾아야 합니다. 사실 지금처럼 이런 기 현상이 있기 전에 그의 딸은 사건 현장 근처에서 다 찢긴 교복을 입고 속옷도 입지 않은 채로 한 아파트 계단실에서 뛰어내려 자살했습니다. 딸을 잃은 슬픔에 실신을 했던 건지 그 이후는 지금과 같이 계속 같은 상태입니다. 그 애를 따라 막 지하철 사람들 사이를 가는데 분명 누군가가 자기를 쳐다보는 것을 느꼈습니다. 다른 곳을 보는 척하다가 다시 보니 그 사람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 사람은 기현 씨와 같은 유령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그 사람을 잡았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사람은 다른 사람과 달리 잡을 수도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도와주세요." 기현 씨는 미친 듯이 외쳤습니다. 그 사람은 기현 씨에게 말했습니다. "며칠이나 됐나?" "그게 왜 궁금하시죠?" 기현 씨의 말에 그 사람은 말을 이었습니다. "자네는 나와는 다른 존재라네. 생령이라 하지. 자네 몸은 아직 죽지 않았네. 빨리 자네 몸을 찾아야 한다네. 생령도 오래되면 몸은 생명을 잃고 비로소 죽게 된다네." "선생님 저에게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어요. 어느 순간이 되면 암흑에 쌓이게 되고 계속 같은 날이 반복됩니다. " 그 사람이 대답했습니다. "생령은 가끔 시간을 넘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도 하지. 그렇다면 다음 번 시간으로 돌아 가면 자네는 무조건 자네 몸을 찾으려 가야 하네" "아뇨 안됩니다. 그 하루는 딸이 비참하게 나쁜 놈들에게 당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날입니다. 이건 신이 주는 벌이거나 아니면 딸을 다시 살릴 수 있는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그렇지 않네. 자네가 생령에서 풀려 살아나게 된다면 이 시간을 뛰어 넘는 능력도 사라지게 되네. 살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야" 거기까지 대화가 이어지고 또 암흑의 물질에 묻혀 의식을 잃었습니다. 기현 씨는 사실 코마 상태였던 거죠. 의사 선생님의 설명은 '결박 증후군' 즉 뇌는 멀쩡하지만 몸의 모든 부분과 신호가 끊어져 꼼작도 못하는 그런 상태로 일반적인 코마와는 다르다고 합니다. 즉 뇌는 정상적으로 살아 있기 때문에 뇌 내부의 신호는 정상이지만 몸은 전혀 반응이 없다고 합니다. 다시 시간이 돌아오고 기현 씨는 그 사람을 찾아서 지하철로 갔습니다. 그 사람은 아니지만 다른 존재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저승사자입니다. 그는 '저승사자'는 인간이 만든 말이고 자신은 기현 씨를 인도하여 이계로 갈 수 있게 하는 무형의 존재이며 기현 씨가 상상하는 모습으로 기현 씨의 앞에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 존재는 기현 씨에게 시간이 많지 않으니 빨리 본체로 돌아갈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리고 기현 씨가 있는 병원으로 그를 데려다 주었습니다. 기현 씨는 누구보다 평안한 모습으로 누워 있었습니다. 여기서 생령의 존재를 끝내고 다시 깨어나면 딸과는 영원히 이별입니다. 그 존재에게 기현 씨는 물어봤습니다. 지금보다 더 과거로 갈 수는 없냐고. 일상의 세계는 시간이 한 줄로 주욱 이어져 벗어날 수 없지만 영혼의 상태에서는 시간은 무의미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가 코마를 끝내고 육체로 돌아가면 시간의 루프는 다시 한 줄로 연결되어 흐르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현 씨는 더 과거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날은 기현 씨 딸이 갑자기 고가의 블루투스 이어폰을 가지고 온날이었습니다. 기현 씨의 아내는 사주지 않은 이어폰이 어디서 낮는지 물었고 딸은 친구 것을 잠시 빌렸다고 합니다. 더 과거로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딸의 학교입니다. 딸의 반에 청력을 거의 잃어버린 반의 친구가 있습니다. 그 아이에게는 핸드폰과 이어폰이 필요했습니다. 핸드폰은 그 아이의 잃어버린 청력의 역할과 부모님과 향시 연락하는 수단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의 휴대폰은 무제한 요금제였지만 기현 씨의 딸은 반에 가자마자 그 아이의 핸드폰을 뺐고 이어폰으로 고가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듣고 있었습니다. 물론 처음으로 안 딸의 모습이었습니다. 원인은 기현 씨 자신에게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며칠 전 집에서는 대화도 없이 핸드폰만 보고 있는 모습에 화가 난 기현 씨가 아파트 베란다에서 밖으로 핸드폰을 버려버렸습니다. 아내는 다음날 딸에게 저가의 핸드폰을 사주었지만 기현 씨는 아이의 통신 요금제를 인터넷도 안 되는 기본요금제로 바꾸었습니다. 아내의 말류에도 기현 씨는 고집을 꺽지 않았습니다. 그 나비효과를 기현 씨는 지금 보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그 고등학생을 찾아봐야겠습니다. 기현 씨가 알게 된 것은 생령에게 시공간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생각만으로 그 녀석이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그 녀석은 남들이 다 학교에 있는 시간에 당구장과 PC방을 돌아다니면 가끔 중2~3 정도의 남자아이들을 만나서 돈을 주고 있었습니다. 정말 말로도 들어보지 못한 청소년 사채입니다. 물주인 이 녀석은 돈을 빌려 주면서 수금을 하는 중학생 녀석들에게 꽤 많은 수당을 주고 있었습니다. 구조는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고 다시 피해자는 새로운 피해자를 데려오는 그런 방식이었습니다. 딸에게 남 부럽지 않게 용돈을 주고 있다고 생각했었지만 기현 씨 생각이 맞는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이때까지 딸을 몰라도 너무 몰랐고 세상을 몰라도 너무 몰랐습니다. 눈물이 계속 났습니다. 정신이 멍해졌습니다. 잠시 눈에 불빛이 비쳤고 의식이 몽롱하다가 다시 암흑 속에 갇혔습니다. 또 하루가 지난 겁니다. 이번에는 암흑에 갇혀서도 생각이 가능했습니다. 잠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대로 생령에서 깨어난다면 딸의 복수는 가능하지만 딸은 영원히 살릴 수 없습니다. 만약에 딸이 죽기 전으로 돌아가서 자신이 깨어날 몸을 찾는 다면 어쩌면 딸의 운명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의식이 암흑에 묻히자 그는 다음날을 기다렸습니다. 다시 새로운 날이 오자 모든 병원의 이곳 저곳을 뒤졌습니다. 그리고 코마에 빠져있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결심했습니다. 그 아이의 몸에서 깨어나 딸의 운명을 바꿀 생각입니다. 그때 그 존재가 나타났습니다. 그 존재는 인간의 시간의 줄은 단순히 막는다고 달라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하는 행동은 엄연한 살인행위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 존재는 경고만을 하고 말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지하철에서 만났던 그 사람은 이 아이의 아버지였습니다. 많은 고민 끝에 그는 그의 결심을 실천으로 옮겼습니다. 시간은 그의 딸이 죽기 일주일 전 바로 고가의 이어폰을 가지고 온날로 정했습니다. 병원에서 깨워 났을 때는 모두가 잠 던 새벽이었습니다. 시간은 새벽이었지만 의료진들이 야간 당직을 쓰고 있어서 시끌벅적합니다. 중환자실에는 보호자가 들어올 수 없어 지하철 사내는 밖에 불편한 의자에 앉아 잠이 들었습니다. 깨워 나자마자 조용히 나가서 CT실로 갔습니다. 탈의실로 몰래 가서 환자복을 갈아입고 아무 일도 없는 듯 조용히 밖으로 빠져나왔습니다. 아파트 아래 계단실에 숨어서 딸이 학교에 가는 시간까지 기다렸습니다. 딸이 집 문을 열고 나오는 것을 보고 계단실에서 나와 딸을 뒤에서 잡고 주머니 속에 뭔가 날카로운 것이 있는 것처럼 등에 대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아이를 계단실로 데려갔습니다. 그리고 말했습니다. "지현아 내 말 잘 들어 소리 지러지 않으면 일단 입을 막은 손은 풀어 줄게 제발 소리 지러지마." 딸은 괴한이 자기 이름을 부러자 좀 놀랐는지 고개를 끄덕입니다. "믿기 힘들겠지만 나는 미래에서 온 아빠야. 내 이야기 잘 들어야 해 오늘 네가 한 행동으로 너는 일주일 후 죽게 돼 난 그걸 막으려고 모든 걸 포기하고 여기로 왔어" 딸은 전혀 믿을 수 없다는 눈치입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만 아는 딸의 어렸을 즉 병원에 입원했던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딸의 이야기를 했습니다. 딸의 문제적인 행동과 오늘 청소년 사채에 손을 댄다는 것과 그것이 너를 죽음으로 몰게 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고등학생 사채업자 민재의 이야기와 그 피해자이자 유치원 친구 정우의 이야기도 했습니다. 청소년 사채는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구조지만 너의 경우는 다를 거란 것과 민재가 딸을 몽둥이로 내리쳐 기절시킨 후 끔찍한 일을 하게 되고 그 일로 자살하게 되는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기현 씨가 차지한 아이의 주인인 의식이 깨어났습니다. 뇌는 두 명이 공유하는 것은 불가능한가 봅니다. 기현 씨는 어쩔 수 없이 몸의 주인에게 설명을 했습니다. 잠시 후 기현 씨는 몸을 지배하게 되고 딸에게 부탁에 부탁을 하고는 그 애가 누워있던 병원으로 갔습니다. 지하철 사내가 죽기 전의 시간대입니다. 사내의 아이가 죽자 지하철 사내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코마 상태였던 그 아이가 깨어나고 기현 씨는 몸을 다시 돌려주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가 깨워 나면서 그의 아버지도 생명을 버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다시 그는 자신의 병원으로 갔지만 시간대는 그가 아직 병원에 입원하기도 전입니다. 그래서 그는 다시 그의 딸이 있을 학교로 갔습니다. 이제 시간은 다시 한 줄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의 딸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다면 지금의 선택은 모두 물거품이 되는 것입니다. 이제 그는 시간도 공간도 바꿀 수 없는 그저 무능한 생령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때 그 존재가 나타났습니다. 이제 기현 씨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고 이계인이라고 합니다. 모든 게 불안했습니다. 딸이 모든 것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불량소녀로 사는 것이라도 살아만 주기를 바랬습니다. 그 미지의 존재에게 조금만 시간을 더 줄것을 부탁했습니다. 미지의 존재는 경고만 할 뿐 모든 것을 말리지는 않았습니다. 딸은 다행히 정우의 말을 따르지도 고가의 이어폰을 싸지도 않았습니다. 기현 씨는 직장에서 문제가 생겨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실려갔습니다. 기현 씨가 일하는 공장에서 불산가스 유출사고가 있었습니다. 그일로 그는 쓰러져 의식이 없게 되었습니다. 인간의 시간 줄이 한 줄을 유지하기 위해 기현 씨의 코마 상태가 당겨진 것입니다. 기현 씨는 잠시 동안 자신의 몸으로 돌아갔고 그때 잠깐 의식이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딸과 아내가 병실로 들어왔습니다. 딸의 손을 꼭 잡을 수는 있었지만 말은 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생명은 끝이 났습니다. 생명의 끝은 무엇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그 존재를 따라 그는 이계라 불리는 곳으로 갔습니다. 이제 딸의 삶과 인생은 올곧이 딸에게 달려 있었습니다. 또 나쁜 길로 간다 해도 기현 씨는 막을 수도 없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하루가 계속되던 그때와 달라진 건 하나도 없는 듯하네요.
맺은 말
당신은 당신의 자식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애초에 자식을 안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지 않을까요? 사회는 복잡해진 만큼 훨씬 무서워진 게 아닐까요? 불법이 점점 나이가 어려지고 어른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범법이 발생하고 일어나고 있으며 아이들 사이의 교실에서도 정말 집에서 착한 아이들이 정글의 법칙을 배워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괴롭히고 또 자신도 모르게 악행을 쌓아 갑니다. 자신도 모르게 그 악행들은 낙인이 되어 그 자신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나 범죄의 대상이 되게합니다. 은행이나 공공기관 및 서비스 기관에는 KYC(know your customers)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제 부모님들도 KYC(know your children)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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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 씨는 어느덧 인생의 중년을 맞았습니다. 남편은 대학교수를 하고 있고 큰 아들은 지방 유명대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둘째 아들은 대학 2학년을 휴학하고 군대에 갔습니다. 남편은 공부가 취미인 사람이라 큰 집에 홀로 남겨진 것 같다는 생각을 매일 같이 합니다. 공부를 쓱 잘하지는 못했던 주희 씨를 마음 하나만 보고 선택해준 남편을 옛날에는 잘 생긴 교회 오빠로만 생각했지만 남편은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친구들에 끌려 교회에 처음 온 주희 씨에게 첫눈에 큰 콩깍지 붙어 버렸습니다. 말 수가 적던 남편은 유학을 가기 전 은행 창구에서 일을 하던 고졸 행원이었던 주희 씨를 찾아갔습니다. 집에서 버스로 10 정거장을 가는 거리지만 30분이 넘는 시간이 금방 지나갔습니다. 그때는 은행 마감시간이 지금처럼 3시가 아니었습니다. 해가 불그스레할 때쯤 은행 쪽문으로 들어가 두장의 입금표에 십만 원을 입금하는 것과 다른 한 장에는 밖에서 기다리겠다는 글을 적고서 능청스럽게 주희 씨가 있는 창구로 가서 손을 내밀었습니다. 주희 씨가 고개를 숙이고 일을 하다 입금자의 이름을 보고 깜짝 놀라 얼굴을 빼꼼히 올립니다. "오빠아?" 놀란 주희 씨가 계속 눈을 깜박입니다. 그 은행의 통장이 없던 남편을 위해 얼른 새 통장을 꺼내고 남편의 도장을 찍어서 스티커를 정성스레 붙이고는 뒷줄에 차장님께 결재서류를 맞기고 얼른 돌아와 돈을 손으로 한번 계수기로 한번 센 다음에서야 두 번째 입금표를 보았습니다. 그 입금표는 남편에게 돌려주면서 마치려면 한참 걸릴 거라고 은행 앞 분식집에서 기다리라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새로 발급된 통장을 받고서는 능청스레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조용히 은행 쪽문을 빠져나옵니다. 그때서야 남편의 뒷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오늘은 평소에 입지 않던 정장 차림에 약간 멋도 부린 모습입니다. 사실 은행 마감시간은 손님을 더 받지 않는 시간이고 행원은 그 뒷 시간이 더 바빴습니다. 오늘 들어온 돈가 나간 돈을 다 맞추어서 딱 맞는지 매일 확인을 합니다. 옆 창구 대리님이 벌써부터 눈치를 채고 전표를 맞추는 주희 씨에게 남은 건 자기가 할 테니 빨리 가보라 합니다. 덕분에 은행에서 직원들은 말은 하지 않았지만 주희 씨의 사정을 다 알아 버렸습니다. 그렇지만 누구 하나 주희 씨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주희 씨는 더 열심히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뒷줄에 차장님이 일이 끝난 사람에게 주희 씨 일을 좀 나눠서 하라고 하고 주희 씨를 얼른 내보냅니다. 그리고 큰소리로 "오늘은 배가 고픈 사람도 요기 앞 분식집은 가지 말고 얼른 집으로 갈 것. 알겠지들"말하며 뒤로 돌아 자리로 돌아간 뒤 고개도 들지 않고 서류를 넘깁니다. 주희 씨는 하는 수 없이 직원들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수 없이 하며 종종 걸음으로 분식집을 향했습니다. 분식집에는 한참을 기다린 남편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원래도 잘 생긴 얼굴로 남들에게 위화감을 주던 얼굴이 저녁 햇살에 노을빛을 받아 더 잘 생겨 보였습니다. 그렇게 외국으로 유학을 가는 남편을 2년을 더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남편은 모교의 조교수가 되었고 둘은 결혼을 했습니다. 사실 주희 씨는 교회를 형식적으로 다녔지 신앙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고 집에 부모님도 교회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렇지만 시댁 어른들은 남편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었습니다. 사실 시댁 어른들도 착하고 이쁜 주희 씨가 처음 집에 왔을 때 모두 반해 버렸습니다. 학력이 고졸인 건 순전히 집안 형편으로 대학을 못 가고 바로 취업했기 때문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특히 시어머니는 늘 어디를 가던 며느리 자랑입니다. 시어머니는 교회의 아침 기도를 꼬박꼬박 다니시면서 주희 씨가 일어나기 도전에 아침밥상이 다 차려져 있었습니다. 첫 아이를 가지고 주희 씨는 6여 년을 다니던 은행을 그만두었습니다. 시어머니의 보살핌이 너무나도 극진해서 친정엄마와 시어머니 중 누가 진짜 엄마인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살아서 그런지 주희 씨도 사랑이 넘치는 사람이었습니다. 애들이 조금 자라서 손이 들 가게 되자 주희 씨는 주말마다 봉사를 나갔습니다. 그곳은 부모가 있지만 피치 못한 사정으로 시설에 맡겨지는 그런 아이들이 있는 곳입니다. 하루 동안 그 애들의 대리 엄마가 되어서 밥도 하고 빨래도 하고 공부도 봐주고 하루를 바쁘게 쓰고 옵니다. 남편가 함께 출가하고 시댁 어른들과 떨어져 살게 되고 애들도 다 커니 갑자기 주희 씨에게 마음의 병이 찾아왔습니다. 소히 말하는 빈둥지 증후군인가 봅니다. 시설에서 위탁가정을 찾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신청부터 하고 남편에게 상의를 했습니다. 이를 수 있는 건 남편의 착한 성격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었죠. 주희 씨집으로 오게 되는 아이는 지연이 였습니다. 엄마가 얼마 전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돌봐 줄 친척도 없어 시설에 입소했지만 무슨 일인지 모르는 일로 아버지가 교도소에 계셔서 다른 곳으로 입양을 갈 수는 없었습니다. 그날은 남편도 일찍 퇴근해서 주희 씨를 도와주었습니다. 주희 씨는 먼저 지연이를 맞이 했습니다. 목욕도 직접 시켜 주고 새로 싼 옷도 입혀 주었습니다. 지연이는 말수도 적고 널 먼 곳만 보고 있지만 착한 아이라는 건 하는 행동들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저녁 상은 주희 씨의 실력이 총 출동했지만 지연이는 밥을 많이 먹지는 않네요. 다음 날이 되었습니다. 지연이는 주희 씨의 집에 하루를 보낸 첫날이었습니다. 아침을 빠르게 먹고는 집 근처 초등학교를 갔습니다. 지연이는 6학년입니다. 교무실로 가서 전학 신고를 하고 담임으로 배정받은 선생님을 따라 교실로 갔습니다. 주희 씨는 교실로 따라 들어가지는 않고 밖에서 지연이가 자기 자리에 앉을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한참을 보다 지연이와 눈이 마주치자 손인사를 마치 소녀처럼 마구 흔들고 또 한참을 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학교를 마치는 시간이 되자 주희 씨는 눈썹을 휘날리며 쏜살같이 학교 교문 앞으로 갔습니다. 어깨가 축 쳐진 지연이를 보았습니다. 아직 낮 쓴 환경에 적응을 못한 모습이네요. 주희 씨는 두 아들을 명문대에 보낸 실력을 발휘해 지연이의 공부를 봐주었습니다. 지연은 아직 공부를 잘하지는 못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래도 주희 씨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주희 씨의 착한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사랑이 넘치고 에너지가 넘쳤습니다. 그리고 그 기운은 금방 상대를 변화시킵니다. 얼마 전 잠시 찾아왔던 마음의 병은 이미 도망간 지 오래였습니다. 며칠 후 둘째 녀석이 휴가를 나왔습니다. 아빠를 닮아 안 그래도 잘생긴 둘째는 구릿빛 얼굴에 짧게 자른 머리로도 인물을 가릴 수 없습니다. 아빠보다 훨씬 큰 키에 몸에 잔근육까지 붙자 더 잘생겨졌습니다. 아님 주희 씨도 예전의 남편처럼 큰 콩깍지가 덮였는지도 모르겠네요. 지연은 부끄러움이 많아서 그런지 얼굴을 들고 아들을 보지는 않았습니다. 저녁식사가 거하게 체려지고 남편은 오랜만에 아들에게 바둑 시합을 요청합니다. 주희 씨는 남편이 좋아는 생막걸리에 맛있는 안주를 내옵니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시끌벅적합니다. 지연은 말없이 조용히 자기 방으로 들어갑니다. 주희 씨는 둘째에게 지연이가 네 방을 쓰고 있으니 오늘은 형방에서 자라고 일러 줍니다. 아들과 남편의 대국은 몇 판이 더 되고서 끝이 납니다. 지연의 방은 벌써부터 불이 끄져 있어서 주희 씨는 뒷정리를 하고 모두 그렇게 즐거운 저녁이 끝이 납니다. 다음 날 아들과 함께 옛날 장터에 저녁장을 보러 갔습니다. 지연이 학교를 마치는 시간과 쌀짝 어긋나 지연은 데려오지 못했습니다. 벌써 해는 뉘엿뉘엿 곱게 노을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둘러 집으로 향했습니다. 주희 씨는 지연이와 둘째에게 줄 음식 생각에 벌써 기분이 좋아집니다. 집안이 이상하게 보인 것은 그때였습니다. 지연의 흔적이 없었습니다. 남편에게 급히 전화를 하고 근처 파출소로 향했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어디 갈 곳도 없을 지연을 생각하자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담임선생님에게 급히 연락을 하고 혹시나 친구가 생겼는지 물었습니다. 담임선생님도 여기 저기 전화를 해보지만 딱히 지연이 갈만한 곳은 없었습니다. 둘째는 동네의 PC방과 만화가게 등 어린 애들이 갈 수 있는 곳은 전부 찾아보았습니다. 벌써 날은 어두워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올라가 새벽 운동을 하시는 작은 동산 앞에 놀이터가 있어서 그기를 가보았습니다. 날은 벌써 예전에 어두워진 놀이터 그네에 누군가 있습니다. "지연이니?" 둘째가 물었습니다. 휴대폰 불빛으로 얼굴을 비춰보니 어제 처음 본 얼굴이지만 예쁜 지연이 얼굴을 둘째는 금방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손을 잡아보니 얼음장입니다. 주머니에 향상 있는 장갑을 끄네 씨워 주기 전에 최대한 손을 잡아 녹여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장갑을 씨워 주고 친구가 일하는 편의점으로 갔습니다. 친구가 반갑게 맞아 줍니다. "오 이 예쁜 손님은 누구니?" 친구의 장난 썩인 말에 "내 동생이다. 껄떡이지 마라" 친구는 말없이 덮혀진 뜨거운 커피캔 하나를 꺼내서 지연에게 주었습니다. 이때까지 한 번도 얼굴을 들지 않아서 보지 못했던 둘째 오빠와 그친구의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두 조각 미남이 이었습니다. 지연은 처음으로 얼굴이 빨개 졌지만 추위 때문인지 무엇 때문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머리 속에 크고 맑은 종소리가 들렸습니다. 심장은 미친 듯이 꽁닥이고 있었습니다. 둘째는 커피값을 계산하고 걱정하고 계실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주희 씨는 그때서야 안심을 하는 모양입니다. 지연은 낮에 일이 비로써 기억이 났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누군가를 보았습니다. 분명 아버지였습니다. 지연의 집은 그리 좋은 환경은 아니었습니다. 아버지가 술을 먹고 오는 날은 방문을 잠거고 귀를 막았습니다. 엄마의 비명이 들려도 절대 밖으로 나가면 안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하던 일이 잘못되어 교도소에 가게 되자 엄마는 급히 월세를 빼서 집을 옮겼습니다. 엄마는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하셨습니다. 식당의 주방 설거지와 같은 허드레 한일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저녁 늦게 돌아오시는 길에 사고가 났습니다. 병원에 갔을 때는 이미 어머니는 돌아가셨습니다. 고아였던 어머니는 가족이 없었고 도와줄 친척도 없어서 지연은 시설로 갔었습니다. 지연이에게는 아버지는 공포 그 자체였습니다. 집에 주희 씨가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도망치듯 미친 듯이 달렸습니다. 한참이 지나 저녁이 되고서야 문제가 생겼습니다. 지연에게는 아직 전화가 없다는 것과 이 동네는 아직 낮 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배회하던 지연은 작은 놀이터와 만났습니다. 어둠이 오히려 그날의 공포를 덮허 주었습니다. 한참 후 낯익은 목소리를 듣고서는 온몸의 힘이 다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둘째는 친구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통신사 대리점을 갔습니다. 초등학생이 사용할 수 있는 중급 모델의 핸드폰이랑 액세사리를 쌌습니다. 그리고는 엄마 주희 씨 번호와 아버지 번호 그리고 자기 번호를 저장해서 지연에게 핸드폰을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준 전화로 자기에 전화를 걸어서 번호를 받은 뒤 내 동생이라고 번호를 저장했습니다. 그렇게 집으로 돌아와 주희 씨는 사정을 알게 되었고 다음날 지역의 큰 경찰서에 가서 자세한 사정 이야기를 했습니다. 청소년과 담당 형사과장을 뵈었을때는 이미 주위 기동대에 사정 이야기를 해두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연이 아버지는 아직 보호 처분 중이라 보호관을 통해서 연락이 갔다고 합니다. 며칠 후 둘째는 휴가를 마치고 복귀를 했고 주희 씨는 혹시라도 무슨일이 생기까 몇 달간을 지연이 마중을 가고 등교를 챙겼습니다. 그리고 겨울이 지나 지연이는 어엿한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연에게 변화가 생겼습니다. 둘째 오빠에게 매일 문자를 한다는 겁니다. 그리고 공부도 더 적극적이 되었습니다. 역시 아들 둘을 명문대에 보낸 주희 씨의 실력은 줄지 않았습니다. 지연은 매번 반에서 일등을 놓친 적이 없었습니다. 전역한 둘째는 서울에 있는 대학교로 돌아갔지만 방학 때면 어김없이 내려와 지연의 공부를 봐주었습니다. 지연은 생각했습니다. 이런 조각 미남이 가르쳐 주는 공부가 머리에 안밖히면 도대체 어디로 가겠냐고. 그러나 한 동안 행복했던 가족에게 올 것 왔습니다. 지연의 아버지가 찾아왔습니다. 남편이 지연의 아버지를 집에서 조금 떨어진 카페로 데려갔습니다. 그간 이야기를 둘은 서로서로 했습니다. 남편은 지연 아버지에게 지연의 트라우마와 어머니의 사망 후 시설로 갔었던 이야기, 그리고 위탁가정으로 우리 집으로 온 이야기를 해주었고 현재 지연의 상태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지연의 아버지는 한 동안 아무 말도 없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노을이 붉은 해를 삼킬 때쯤 지연의 아버지는 다른 나라로 일을 가게 되었다며 몇 년 동안은 지연을 보기 힘들 거 같다는 말과 지연이 맑게 자랄 수 있게 해 준 것에 대하여 남편에 감사를 표하고는 말없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법원으로부터 지연의 아버지가 친권을 포기했다는 내용의 통지문이 왔습니다. 남편이 지연의 아버지에게 권했던 것입니다. 남편은 빠르게 지연의 입양 절차를 밟았습니다. 그렇게 지연이 고등학교에 들어가는 날 지방에 있던 큰 애와 서울에 둘째까지 전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생일잔치가 열렸습니다. 오늘은 지연과 주희 씨가 위탁모와 보호소녀가 아닌 진짜 엄마와 딸로 만나는 날입니다. 모든 가족은 가족으로써 첫 생일을 맞는 지연을 축하했습니다. 그렇지만 지연이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4년 동안 짝사랑하던 사람을 이젠 진짜 오빠로 불러야 하니 말입니다. 그렇지만 이 잘 생기고 멋진 오빠를 평생 볼 수 있는 것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오빠가 따뜻하게 잡아 주던 그 손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손에 따뜻함으로 주희 씨의 사랑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지연은 주희씨에게서 처음으로 엄마의 소중함과 사랑의 힘의 위대함을 느꼈습니다. 밤하늘을 두 사람의 사랑처럼 고운 흰 눈이 덮어 주고 있었습니다.

맺은 말
가정 폭력은 여러 사람의 정신을 죽이는 범죄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법은 그런 가정폭력을 해결해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원가정 원칙'이라는 법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족 간 성범죄나 가정폭력으로 큰 상처를 받은 청소년을 범죄현장이었던 다시 그 가정으로 보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희생을 보고 나서 그런 법들을 지워나갈 수 있을까요? 가정폭력을 막기 위한 대처보다 피해자 구제가 더 시급해 보이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법은 처벌의 중요성보다 피해자 구제를 위한 국가의 행위에 대한 정의가 더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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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씨는 클래식 기타리스트입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국내에서 꽤 인지도가 있습니다. 지방의 음대에 학생을 교수하기도 하고 가끔 독주회와 지방시향가 공연도 하는 등 그나마 국내에서는 톱스타입니다. 남편은 그러니까 전남편은 첼리스트였습니다. 서울의 유명 음대를 같이 다닌 학교의 유명한 CC였습니다. 한 번도 떨어져 본 적이 없고 파리 유학도 같이 갔습니다. 유학을 가기 전 남편 쪽에서 제의가 있어서 그러니까 시어머니의 권유로 먼저 결혼을 했습니다. 파리의 아파트는 한국의 아파트와는 달랐고 그렇게 낭만적이지도 않았습니다. 사실 기타를 위해서는 미국으로 유학을 가고 싶었지만 그의 남편을 위해서 프랑스로 가는 것을 택했습니다. 남편의 공부는 뜻대로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겨우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정현 씨와는 달리 남편을 부르는 곳은 많지 않았습니다. 그때쯤 정현 씨에게는 귀여워 애기가 태어났습니다. 그때는 서울 모교에서 부교수 제의가 있어서 그는 욕심을 내서 모교에 교수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유학에 대한 학습효과입니다. 유학 때 포기한 정현 씨의 꿈은 결과를 내지는 못했습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 어느 이상이 되면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절벽을 만납니다. 지금 남편의 상태가 꼭 그랬습니다. 남편은 먼 지방의 시향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남편 집안에서는 말이 많았지만 결과는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주말 부부가 되었지만 모든 육아의 짐은 올곧이 정현 씨에게 맞겨졌습니다. 정현씨의 친정도 어느정도의 재력을 가지고 있었고 또 정현씨의 어머니는 손녀를 너무 나도 이뻐하셔서 주 오일을 정현씨의 집에서 계셨고 일을 도와주시는 이모님도 구해 주셔서 육아가 완전히 힘든건 아니지만 밤에 애기에게 수유를 하는 것은 너무도 힘들었습니다. 생활의 리듬이 다 깨져 있었지만 그나마 학교에 있는 동안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학부 시절도 그랬지만 이 맘때의 학교 교단가 창가에 비치는 햇쌀은 정현씨를 너무도 행복하게 만들었습니다. 남편의 외도를 눈치챈것은 이미 오래 전 입니다. 주말 부부로 지내는 동안 남편은 지방에서 다른 여자를 만나고 있었습니다. 주말에 서울로 오면 거의 잠만 자고 애기에게도 크게 관심이 없는 듯 보였습니다. 일요일 오후가 오면 남편은 지방행 기차에 몸을 실습니다. 남편을 기차역까지 배웅하고 차로 돌아오는 길에 외도하는 남편을 상상했지만 그렇게 어떤 감정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다음날 학교에서 연습을 하는데 악보에 오선들이 춤을 춥니다. 음표들도 오선을 떠나 자유롭게 날아 다닙니다. 너무나도 신기하고 재밌는 광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치 지금 지친 육아로 잠시 낮잠을 자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건 아니었습니다. 현실이었습니다. 음표를 따라 연주를 하다가 화음이 맞지 않는 음이라고 생각이든 음을 피하려다 다른 음을 급히 눌렀습니다. 그리고는 움직이는 악보를 꼼작 못하게 체포라도 하려는 듯이 손가락으로 그 마디를 짚었습니다. 아까는 미쳐 못봤지만 그 음에는 '샾'이 붙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방금전에 음도 썩였을 때 아주 풍부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 연필로 조그맣게 악보에 그렸습니다. 그리고 또 일주일이 지나 역으로 갈때 정현씨는 이제 껏 참았던 말을 했습니다. "언제부터에요?" 남편은 무슨 소리냐는 듯한 모습으로 그녀를 쳐다 보았습니다. 한참의 침묵이 흐른 뒤 남편은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처럼 정현씨에게 물었습니다. "언제부터 알고 있었어?" 정현씨는 속으로 어처구니가 없다는 생각을 했지만 말하지 않았습니다. 남편은 조용히 차문을 열고 내렸습니다. 정현씨 또한 말없이 트렁크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차문으로 서류 봉투 하나를 내밀었습니다. 남편이 말없이 서류 봉투를 받자 정현씨는 말없이 차를 돌렸습니다. 근데 기분은 하나도 슬프지 않은데 눈물이 의지와 상관없이 흘렀습니다.울음을 소리내지는 않았지만 눈물은 멈출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흘렀지만 남편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문자가 왔습니다. 남편이 합의 이혼서류를 법원에 접수했다는 문자였습니다. 학교 레슨실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데 또 그때의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악보가 춤추는 것은 신기하지만 더 이상 참을 수는 없었습니다. 친구 남편이 하는 좀 큰 안과를 찾아 갔습니다. 차를 가지고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안약을 눈에 넣을 건데 하루 정도는 운전 같은 건 위험하다고 합니다. 그때 정현씨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친구가 왔습니다. 뒤에서 모든 이야기를 다 들은 사람처럼 잘 됐다며 오래 만에 집으로 가서 수다나 떨자고 합니다. 그리고는 여러가지 검사가 진행되었고 잠시 후 정현씨는 다시 진료실로 왔습니다. "건성 황반변성입니다" 정현씨는 처음 들어보는 병명에 "네?"라고 반문했습니다. 눈의 수정체가 카메라의 렌즈라면 망막은 카메라의 상이 매치는 곳인데 여기에 어떤 이유로 변형이 온것이라고 의사 선생님이 설명했지만 무슨 말인지 머리 속에서 정리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의사선생님의 표정으로 뭔가 심각하다는 건 알 수 있었습니다. 병은 빠르게 진행이 되어 여름이 지날 쯤에 이미 시력의 50%정도를 잃었습니다. 사물의 형태는 볼 수 있지만 빛이 없는 곳에서는 그것도 힘들었습니다. 시력을 거의 잃었을 때쯤 그래도 학교는 정현씨를 학교에 남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10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느 지방의 시향과 공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 곡 정도를 연습했습니다. 원래도 그랬지만 악보를 볼 생각은 꿈도 꿀 수 없게 되었습니다 시력을 잃고 귀는 더 좋아 진것 같습니다. 연주회 당일입니다. 애기였던 딸은 벌써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오늘은 딸이 정현씨의 눈과 지팡이가 되어 연주회 자리에 앉혀 주었습니다. 연주는 열린 음악회식으로 지휘자 선생님이 곡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지휘자 선생님이 곡을 설명할때 주변의 술렁임을 눈치챌 수가 있었습니다. 두 곡을 마치고 마이크가 정현씨에게 왔습니다. 그래도 빛을 느낄 수 있어 빛이 밝게 빛나는 곳을 향해 인사를 하고는 말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오케스트라 를 향해 "첼리스트분이 누구시죠?"라고 말을 하고는 관중들에게 박수를 능청스럽게 청했습니다. 그러자 첼리스트가 마지 못해서 자리에서 인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말을 이어갔습니다. "시력을 잃고 귀는 더 예민해졌습니다. 나는 그때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는데 하나님은 나에게서 아무것도 가져가시지 않았습니다. 기타를 연주하는 것도 더 편해진 것 같아요. 시력을 잃고는 악보에 있는 노래들보다 더 풍성하게 연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까 첼리스트 분은 제가 연주를 틀렸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곡이 좀 어려워지면 첼로의 음이 너무 날까로워져서 웃음을 계속 참아야 했습니다" 첼로 소리가 들렸던 방향을 향해서 말했습니다. "나는 잘하고 있으니 당신이나 잘해주시겠어요" 관중에서 웃음소리가 떠져나왔습니다. 오늘 딸에게는 아주 특별한 날입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아빠를 보는 날이었습니다. 딸이 어디쯤 안아 있는지 정현씨는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모두가 웃고 있는데 한 방향에서 소리를 죽인 울음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현씨가 딸을 데려온 이유를 딸은 엄마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습니다. 밖에서는 둘을 기다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정현씨의 엄마,아빠입니다. 엄마는 그날따라 눈물을 흘립니다. 정현씨는 딸을 꼭 안아주었습니다. 그 들의 차가 사라지는 곳을 이젠 중년이 된 첼리스트가 말없이 보고 있었습니다. 정현씨 무리는 가을로 가고 있었지만 첼리스트는 겨울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같은 장소지만 두 사람은 가을로 겨울로 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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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을이 끝나가는 저녁이었습니다 . 건물과 건물 사이 조금한 뜸으로 아주 어려보이는 냥이 한마리를 정직씨는 보고 말았습니다. 분명 겨울이라고는 말할 수 없는 날짜지만 저녁은 꽤 쌀쌀했습니다. 정직씨는 남의 일에 잘 나서지는 않는 타입이라 지나치려는데 고양이의 오른쪽 눈이 없다는 것을 보고 말았습니다. 가슴 속에는 여러 명의 정직씨가 서로 싸우고 있었습니다. 괜히 귀찮은 일에 휘말리는게 아닐까 걱정도 잠시뿐 정직씨는 냥이를 불렀고 냥이는 사람을 경계하는 눈치지만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옆 오피스텔의 경비 아저씨가 정직씨를 말렸습니다. "길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시면 안됩니다." 그가 가르키는 곳에는 A4로 출력된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말라는 경고문과 먹이로 인한 피해를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정직씨는 화가 났지만 경비 아저씨에게는 화를 낼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 글의 주체가 경비 아저씨가 아니라는 건 길가는 초딩도 알 정도의 상식아닌가? "걱정마세요. 아저씨" 정직씨가 뱉은 말에 아저씨는 안심을 하고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렸지만 불현듯 뭔가 안좋은 것을 본 사람처럼 고개를 정직씨쪽으로 돌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직씨는 큰 바바리 코드 속으로 냥이를 숙 집어 넣었습니다. 경비 아저씨가 큰 소리로 한마디를 보태었습니다. "그러다 사모님한테 혼납니다. 길거리 동물 집으로 데려가는거 아닙니다" 정직씨가 퉁하게 한마디 했습니다. "저 아직 총각입니다. " '끝에 말은 괜히 했나' 혼자 생각을 하는데 괜실히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속으로 "흥"하고 아주 크게 말을 합니다. 그리고는 경비 아저씨와는 한참을 멀어지고 나서 바바리 코트 안을 보면서 냥이에게 "우리집으로 가자. 맛있는거 줄게" 정직씨는 아주 좋은 아파트에 삽니다. 전세도 월세도 아닌 자가입니다. 왜 이런 큰집을 사게 되냐면 사연이 깁니다. 정직씨는 사실 좋아하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결혼을 결심하고 이제껏 열심히 모은 돈으로 들꺽 아파트 부터 계약을 했더랍니다. 잔금까지 치러고 나니 진짜 자기집이라는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정직씨는 사랑하는 그녀에게 할 프로포즈 계획을 세우고 몇일 밤을 끽끽 웃어면서 잠을 잤습니다. 정직씨가 다니는 노무사 사무실은 아주 실적이 좋았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일한 만큼 돈을 벌어서 한푼도 안쓰고 꼬박꼬박 모아 쾌 큰돈을 모았습니다. 자기와 가족이 될 그 아가씨만 생각하면서. 그 아가씨는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회계업무를 보는 아가씨였습니다. 처음 보았을 때는 정말 천사를 보는 줄 알았습니다. 첫 눈에 반한다는게 이런걸까요? 처음에는 농담을 하듯이 사무실 근처 꽤 비싼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할 생각있냐고 물었고 아가씨는 아무 고민없이 흔쾌히 약속을 잡았습니다. 내가 지금 꿈을 꾸는건가? 정직씨는 생각을 했지만 티를 낼 수는 없었습니다. 옆자리의 여자 과장님이 있었기에 정직씨는 뭔가를 들키지 않으려는 사람처럼 그 과장님에게도 같이 가자고 했고 그 과장님은 웃으면 거절을 했습니다. "난 남의 청춘사업의 방해꾼이 되는건 사절이 올시다." 그 과장님의 말에도 그 아가씨는 아무런 댓구도 없이 그저 웃기만 했었습니다. 그렇게 만남은 은밀하게 계속 됐습니다. 집을 쌌던 때는 아마도 그때 쯤이었을 겁니다. 결심한 프로포즈를 할려고 준비를 하는 쯤에 갑자기 그 아가씨가 결근을 한것 같았습니다. 정직씨와 그 아가씨는 같은 사무실은 아니라 한참 있다가 그 사실을 알고 그 여자 과장님에게 물어 보러 갔었습니다. "현정씨는 그제 그만 뒀는데 몰랐어요" 순간 머리를 크게 한 방 맞은 것처럼 정신이 없었지만 아무에게도 안 들키고 이 사태를 넘기기 위해서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에만 집중을 했습니다. 아무도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릅니다. 정직씨만 아는 비밀이었습니다. 회계팀에는 회사의 막내가 들어 왔습니다. 현정씨가 나간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지만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아이라니 정직씨는 혼자 생각했습니다. 정직씨에게는 그 일로 충격이 상당했습니다. '혼자 북칙고 장구치고 잘 했다 박정직 이 바보 같은 놈' 혼자 생각하며 회계팀 사무실을 돌아 자기 자리로 가고 있는데 조그만 아이가 조그만 손으로 10리터가 넘어 보이는 생수통을 들어 올리고 있었습니다. 정직씨는 한 다름에 달려가서는 소녀에게 물통을 가로채고는 한 마디를 했습니다. "이 사무실에는 생수통 갈 사람도 없는거야?" 정직씨는 갑자기 화가 났습니다.소녀는 부끄러운 얼굴로 빨리 제자리로 가버렸습니다. '마지막 말은 하지말았어야 했는데' 이미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는 일이죠. 그냥 자신의 선행으로 끝내면 될 일을 온 사무실에 광고라도 한 것처럼 소녀의 얼굴은 찾을 수 없는 곳으로 꼭꼭 숨어 버렸습니다. 한참 후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노란 포스트잇과 빨간 딸기 우유가 있었습니다. 소녀에게 별일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정직씨의 성격으로는 그런 말을 쉽게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쯤 하루였습니다. 그 때의 그녀가 떠날 때 처럼 회계팀의 그 자리가 비워있었습니다. 아무런 사심이 없는 정직씨는 자신만만하게 물어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막내는 오늘 안나오나요?" 그때처럼 그 옆자리는 늘 그럿듯 그 여자 과장님이었습니다. "응 아파서 휴가냈어" 정직씨는 아무일도 없다는 듯 "그래요"라고 짧게 말하고 그 여자 과장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는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근데 그 다음 날도 막내는 출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 날도 마찬가지였죠. 정직씨는 아무일도 아니라는 투로 그 소녀의 주소를 물었습니다. 그 여자 과장님도 아무일도 아닌것 처럼 주소를 주면서 안그래도 연락이 안돼서 궁금한데 정직씨가 한번 가보라면 주소를 주었습니다. 주소는 정직씨가 새로 이사한 집 바로 근처였습니다. 정말 처음 알았습니다. 이렇게 가까운 곳에 막내가 사는 줄은. 왜 이때까지 버스에서도 한번도 마주치지 않았나 궁금했습니다. 그날은 조금 일찍 일을 마치고 막내집을 찾아 갔습니다. 정직씨는 그래도 유명한 대학의 법대를 나온 사람이라 혹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 하는건 아닌지 별 쓸때 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소녀의 집은 모퉁이만 돌면 바로 그기 였습니다. 정직씨의 동네는 몇억이 넘는 아파트촌과 빌라촌이 같이 있는 동네였습니다. 빌라가 있는 동네는 지금 당장이라도 재개발을 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 였습니다. 주소는 딱 봐도 다세대 주택이었습니다. "계세요" 정직씨가 사람을 불러도 아무도 없는 것처럼 조용했습니다. 대문쪽으로 가서 우편물을 보았습니다. 채고장이 꽤 쌓여있는 주소에는 우체부 아저씨의 글씨로 메모가 적혀 있었습니다. 나무 밑집 이라는 메모로 보아 정원에 있는 나무로 좁은 코너를 돌면 있는 집인것 처럼 보였습니다. 그 쪽으로 걸어가는데 안에서 누군가 나왔습니다. 막내였습니다. 얼굴 한쪽은 커다란 멍이 있고 눈은 충격에 파열된거처럼 충혈되어 있었습니다. 힘겹게 인사하는 막내의 손을 잡고 근처의 큰 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처음엔 저항하던 손이 힘없이 따라옵니다.병원 응급실에 치료를 받으면서 이곳 저곳을 검사했습니다. 잠시 후 의사로 보이는 젊은 사람이 왔습니다."보호자신가요?" "아니요 그냥 직장 동료입니다. 몇 일째 결근 중이라. .." 정직씨는 말을 마치지 못했습니다. 젊은 의사는 갈비뼈가 몇 군데 뿌러져 병원에 몇일 입원해야 할것 같다는 것과 이런 폭력 사건은 경찰에 신고를 해야 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막내는 경찰에 신고는 하지 말아 달라고 의사에게 사정 사정을 했습니다. 저녁이 한참 지난 시간에 정직씨가 남긴 메모를 보고 누군가 왔습니다. 술 냄새는 십미터 밖에서도 맡을 수 있었고 이 폭력의 주체도 누군지 정직씨는 알 수 있었습니다. 그때 마침 간호사가 정직씨에게 병원 병실이 났다며 알려 주었고 소녀는 간호사들에 의해 병실로 옮겨졌습니다. 자기 자신은 오지랖은 절대 없다고 자신하던 정직씨였지만 그가 틀렸습니다. 완전 오지랖 덩어리 였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병원에서도 난동을 부릴 기세였지만 거구인 정직씨를 당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런 인간들은 너무 뻔하다고 정직씨는 생각했습니다. 약한 사람에게 강하지만 강한 사람에게 한마디도 못한다는 것을... 그녀의 아버지는 뒷걸음 치면 점점 멀어졌습니다. 병원비는 정직씩가 계산했습니다. 아까 그집에서 본 채고장 내용으로 봐도 막내에게 돈이 있을리는 만무했습니다. 바로 회사대표 노무사님께 전화를 해서 사정을 이야기 했습니다. 노무사님은 정직씨의 까마득한 학교 선배님이기도 했지만 사람 좋기로 소문난 분이기도 했습니다. 치료가 끝날 때까지는 휴가로 할거니 신경쓰지 말라는 말은 너무도 당연히 나왔습니다. 회사일 마치면 정직씨는 바로 병원으로 향해서 막내를 간호했습니다. 정직씨 또한 사람 좋기로는 대표님에게 지지 않는 사람입니다. 막내의 모든 병원비를 부담했으며 막내는 뿌러진 갈비 사이로 장기가 손상돼 꽤 많은 날을 병원에 있었습니다. 병원에 있는 동안에도 막내는 정직씨에게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그 이후로 한번도 병원을 찾지는 않았습니다. 퇴원하는 날은 정직씨가 휴가까지 내서 막내를 집으로 데려주고 집 청소도 미리 해두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녀의 아버지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막내에게 내일은 꼭 출근해라라고 말을 하고 다른 영웅들이 그렇듯 아무 말도 없이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러고 그 다음날... 그 소녀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다시 그집을 찾았을 때는 주인 어른이 다른 세입자를 받고 있습니다. 주인 어른은 그렇게 나쁜 분은 아닌었던가 봅니다. 그 오랜 세월을 월세도 받지 않고 막내 네를 살게 해주었나 봅니다. 그 후로 쪽히 15년은 흐른 것 같습니다. 그 때 곧 결혼 할 수도 있다는 착각에 빠져 혼자 살기엔 너무 넓은 이 집에 아직도 혼자 살고 있습니다. 그 후에도 몇 명의 여자를 만나기는 했지만 이상하게 정직씨가 먼저 관계를 정리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도 모르는 정직씨만의 트라우마가 있는 듯 했습니다. 넓은 집에 냥이를 내려 두고 참치캔 하나를 따서 시리얼 그릇에 넣고는 냥이에게 주었습니다. 게눈 깜추기라는게 이런걸 보고 하는 말 일겁니다. 내일은 토요일입니다. 잠을 자고 친구가 하는 동물병원을 가기로 생각을 했습니다. 밤새 냥이는 정직씨의 옆을 한번도 벗어나지 않고 계속 옆에만 있었습니다. 서로가 처음 느끼는 그런 온도였습니다. 뭔가 전해지는 따뜻함이 둘을 깊은 잠으로 인도해 주었습니다 정직씨는 오랜만 꿀잠에서 깨서는 어제처럼 참치캔을 딴 다음 냥이에게 주고 인터넷으로 고양이 키우는 법에 대한 검색을 하고 샤워를 했습니다. 냥이는 욕실 문앞에 한 발짝도 안 떠나고 있어서 정직씨는 문을 열어 두고 샤워를 마쳤습니다. 차를 타고 친구의 동물병원에서 냥이의 검사를 했습니다. 어린 녀석이 누구한테 맞은건지 갈비 뼈가 뿌러져 아문 흔적이 있었습니다. 친구는 농담으로 "길 고양이 함부로 집에 들이는 거 아니다. 이놈들 식구를 늘리는 재주가 있거든 암튼 주의하도록" 집으로 돌아온 정직씨는 냥이랑 같이 동네를 산책할 생각입니다. 겨울이 막 오고 있었지만 가벼운 옷 차림으로 냥이를 안고 한손에는 농구공을 들었습니다. 넓은 공터가 있는 놀이터 맞은편은 옛날 막내가 살던 집이 있습니다. 농구를 조금 했지만 냥이를 데리고 농구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의자에 잠시 앉아 바람을 새고 있었습니다. 그 새 토요일 오후는 끝나고 어뚝한 저녁이 찾아 왔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냥이가 갑자기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정직씨도 냥이를 따라 달렸습니다. 저기 멀리서 다투는 소리가 나는 것 같았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다툼이 아닌 일방적 폭력이었습니다. 아이 셋이 울고 있었고 아이들의 엄마로 보이는 사람이 남편으로 부터 맞고 있었습니다. 정직씨의 오지랖이 다시 깨워나는 순간이었습니다. 남자를 막아서며 남자의 손을 힘으로 억세게 잡았습니다. 혼자 생각 했습니다 이런 류는 내가 잘 알지 약한자에게는 강하고 강한자에는 한없이 약한 버러지들... 딱 봐도 거구인 정직씨를 힘으로 이길 사람은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남자의 손을 놓고 애들에게로 가서 괜찮은지 물었습니다.그리고 엄마에게로 가는데 순간 숨이 멎는것 같았습니다. 막내였습니다. 아니 더 이상은 막내가 아닌 그 옛날의 그 소녀였습니다. 이름도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기억에서 지워버린 아니 애쓰지 않아도 잊혀질거라 생각한 사람입니다. 정신이 멍해서 가만히만 서 있어야 했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뒤에서 누군가 몽둥이로 내려 쳤습니다. 애들의 아버지 였습니다. 순간 화가 머리 끝까지 오른 정직씨는 그 남자를 주먹으로 패기 시작했습니다. 생에 첫 폭력이었습니다. 그녀가 말리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서 그녀를 바라봤습니다. 15년전 그때처럼 그녀의 맞은 상처를 보고 연신 괜찮는지 물어 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녀의 남편은 어느새 집에서 칼을 가지고 와서 정직씨를 질렀습니다. 살짝 베이기는 했지만 칼을 들고 있는 상대는 계속 위협을 하고 있었습니다. 갑잡기 냥이가 그 사람의 얼굴을 할퀴고 날아갔습니다. 이때 정신을 차린 그녀는 아까 그녀의 남편이 들고 있던 뭉둥이로 있는 힘것 내리쳤습니다. 남편은 숨을 쉬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과 그녀의 손을 잡고 집으로 달렸습니다. 15년전 그날이 생각 낳습니다. 그날은 그렇게 저항하던 손이 오늘은 그를 따라 달리고 있었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아이들과 그녀를 두고 그는 다시 그곳으로 달렸습니다 냥이를 두고 온 것이었습니다. 모든 일이 하루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또 냥이를 잃어버리면 그 녀석은 하루만에 주인에게 버림 받게 되는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경찰차 소리에 정신을 차리고는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구급차도 그곳에 와 있었지만 다행히도 그 남자는 죽지는 않았습니다. 정직씨는 경찰에게로 걸어갔습니다. 저 사람을 때린 사람이 본인임을 밝히고 경찰차에 올라탔습니다. 그때 냥이가 보였습니다. 경찰관에게 기르던 고양이라고 말하고 함께 갈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했습니다. 경찰서 유치장에는 고양이와 40대 말의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경찰관은 정직씨에게 쌍방 폭행에 상대는 칼을 들고 있어 서로 합의하면 나갈 수 있다고 보호자는 없냐고 했습니다. 그때 그녀가 경찰서 입구로 천천히 걸어 왔습니다. 경찰에게 그날의 일을 상세히 이야기하고 남편을 가정폭력으로 신고를 했습니다. 경찰은 정직씨를 풀어주고 그 둘과 그의 고양이는 집으로 천천히 걸어 갔습니다. 집에 도착할 때까지도 둘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그런 우스운 얘기를 나눌 그런 사이도 사실 둘은 아니었으니까요. 집에 오자 그녀에게 갈곳이 없으면 여기 있어도 좋다고 했고 아이들은 벌써 신이 났습니다. 막내 아이가 이 고양이는 왜 눈이 없냐고 물었습니다. 대답을 해주려했지만 애초에 대답에는 관심이 없었나 봅니다. 다음날 경찰이 찾아 왔습니다. 남편은 병원에서 바로 입건이 됐지만 가정폭력은 반의사불벌죄라 불원서를 쓰시면 남편도 풀려날 수 있다면 같이 살던 남편인데 감옥에 가는건 좀 그렇지 않냐고 했습니다. 그녀가 앞으로 한발짝 나서려 할때 정직씨는 그녀의 손을 잡았습니다. 어제의 그녀처럼 15년전의 그녀와는 다르게 정직씨의 말을 따랐습니다. 그녀는 불원서를 쓰지 않았습니다. 정직씨가 소개시켜준 변호사를 통해서 이혼 소송도 진행했습니다. 그 후에도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그녀는 그집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어떤 하루였습니다. 정직씨는 직장에서 돌아오는 그녀를 차에 태우고 어디론가 갔습니다. 그때의 그녀처럼 아무말없이 정직씨를 따랐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한강이 보이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그기에는 정직씨의 부모님이 뭍여 있는 묘지가 있었습니다. 그녀에게 말했습니다. "저희 아버지 어머니신데 같이 인사올려도 될까요?"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않고 있었지만 입가엔 잔잔한 미소가 보였죠. "아버지 어머니 저랑 결혼할 사람입니다. 너무 늦게 데려와서 죄송합니다 그렇치만 우리 둘은 절대로 헤어지지 않을 겁니다." 그 다음날은 토요일입니다. 아이 셋과 그녀 그리고 냥이를 데리고 친구의 동물병원으로 들어갔습니다. "식구가 늘 거라고 말했지"라고 장난스럽게 친구가 얘기했습니다. 그녀가 정말 오랜만에 말을 했습니다. 자기가 고등학교때 학교에서 몰래 키운 고양이가 있었다고 말입니다. 그 고양이도 오른쪽 눈을 잃었는데 지금의 냥이를 보면 그때가 생각난다고 했습니다. 학교의 불량배들에게 발로 배를 차여서 크게 다친 일이 있었는데 계속 그곳에서 그 고양이를 키우면 그 불량배들에 죽임을 당할 것 같아 멀리 보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냥이는 한살에서 두살 정도고 그녀의 고등학교 시절이면 약 20년이 가까운 시간인데 같은 냥이 일 수는 없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온 가족이 모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엄마랑 결혼 할거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이들은 벌써 부터 신이 났습니다. 막내가 정직씨에게 물었습니다. "아저씨 이제 아빠라고 불러도 되요" 대답을 하려고 했지만 대답에는 관심이 애초부터 없었나 봅니다. 막내는 냥이와 함께 다른 방으로 가버렸습니다. 온 가족이 다들 뭐가 좋은 지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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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에서 근무 중이다. 어쩌다 돌고 돌아 햇볕 드는 창가자리에 안게 되었다. 남산이 보인다. 어제 내린 눈이 녹아 창가로 물이 떨어진다. 햇빛에 산이 온통 눈이 부신다. 사실 나는 불가 몇 개월 전 해도 심한 불면증 상태였었었. 겨우 한두 시간을 자면 깨서는 눈이 말똥말똥해진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시간은 네 시간 정도로 늘었지만 상태는 마찬가지다. 지금 이 자리가 좋다. 나를 아침이라고 마구 깨우는 극성스러운 엄마처럼 햇살이 참 반갑다. 세상이 다 아름답다. 아침햇살로 온 세상이 황금빛을 내뿜으며 시끄럽게 소리친다. 난 눈이 부셔 세상을 똑바로 쳐다볼 수도 없다. 건물마다 내뿜는 허연연기는 이 세상이 아직 멈추지 않고 건재하다는 것을 소리치고 있는 것 같다. 온 세상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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